보은군 거주 ‘베이비부머 세대’ 의견을 들어보니...

“여자들이 너무너무 바쁜데 신랑들이 자꾸 집에 들어오니...”

2018-01-04     김인호 기자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연령층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11년 조사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특성으로는 교육수준이 높아 약 69%가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경제력을 지니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세대이며 전통적 가족주의 가치관을 답습한 세대인 동시에 자녀교육은 물론 결혼준비를 위한 경제적 지원도 아낌없이 제공해왔던 세대이다. 그러나 자신은 자녀로부터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일방적으로 가족부양을 제공해야 하는 가치관을 가진 세대적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게 특징이다. 베이비부머세대의 향후 노후에 대한 어려움에 대한 조사결과 건강악화 54.7%, 경제난 31.8%로 전체 약 85% 이상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에 현재 보은군 내의 베이비부머세대의 현황 및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부모와의 관계 및 부양문제, 건강상태, 내 집 마련문제, 노후 준비 등에 대해 인터뷰를 실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터뷰 참여자 전원은 정서적인 지지체계로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부부관계, 자녀관계에 있어 소원함을 갖고 있었다.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아이들과의 관계의 어려움, 세대차이에 따른 정서적 단절, 남편과의 일상생활 패턴 변화, 전통적인 가족과 현대가족과의 자녀들과의 세대차이가 가족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가족관계=“얘들이 결혼을 해서 손주들이 크다 보니 내 자식은 이미 나하고는 거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우리세대가 자식세대하고 너무 문화적인 단절이 있어요.” “나 같은 경우는 우리 아버지한테 말 한마디 못 붙였어요. 질문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너무 직선적이고 상하관계가 확실하고 가부장적이었어요. 지금은 거꾸로 된 집에 있어요.” “남면이 젊었을 때는 신랑보고 집에 있으라 해도 밖에 나갔잖아. 이제는 우리가 나가야 돼. 여자들이 너무 바쁜 거야. 모임도 해야지 돈도 벌어야 되지. 너무너무 바쁜데 신랑들이 자꾸 집에 들어오는 거야.”
부양부담=“저 같은 경우는 시모를 모시고 살아요.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표현은 안하지만 그 자체가 스트레스더라구요.” “시부모님을 모시다가 건강이 안 좋아져서 시설로 옮겼는데 그 기간이 5년이 되다보니 형제간에 좀 그런 부분이 생깁니다. 부담을 가지게 되기도 하고요.” “친정 엄마가 혼자 아파트에 계시는데 5남매가 모여 한번 상의를 해봤어요.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해서 나름 상의를 해서 준비를 했는데 모시는 것에 대해 서로 불편한 점이 있잖아요. 우리세대는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입장이라 그게 좀 문제에요.”
노후걱정=“건강 때문에 불안해요. 장담은 못하지만 자식들에게 부담은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먼 장래를 내다보고 정신적으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돈보다는 버틸 수 있는 무언가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시설에 들어가기 어려운데 나중에 일시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거예요.” “내가 노인이 되면 그에 맞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노인들만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 “여유가 있으면 봉사를 할 수 있으며 좋죠. 플러스알파로 대가가 있으면 금상첨화죠.”
건강=“○○ 병원의 경우 의사분들 대부분이 상주를 안 하시는데 수급이 안 맞는 거예요(의사부족). 병원을 운영할 수 없으니 우리가 제대로 혜택을 못 받는 거예요. 그렇다고 보은군 자체에서 의료기관 전체를 지원할 수도 없어 도시로 나가는 경우가 생겨요. ”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와 피부로 겪는 느낌 역시 의료서비스의 질이 이렇게 낮은가 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의료시설을 늘려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공공의료시설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건소 중심으로 시설 개선을, 의료진의 질도 높여야 되는데...”
문화관련시설=“회관에서 스포츠댄스도 하고 틈틈이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요.” “지금 문화원에서 여가를 하고 있는데 강좌만 열어 놓으면 인원이 차요. 시골이지만 맘만 먹으면 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요.” “보은에는 재건축이 안 되고 있어요. 도시에서 재건축이 잘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는 원래 낙후지역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고. 14년 전만해도 부동산을 사면 팔지도 못하고 손해일거라고 했는데. 인구 유입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더 이상은 보은군 자체가 낙후되리라고는 생각 안 해요.”
욕구우선순위=참여자 전체는 가족에 대한 지원욕구와 노후준비에 대한 욕구로 전원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은 가족 관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노후준비에 대한 컨설팅 및 교육 등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터뷰 결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가족관계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욕구조사를 통해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며 건강영역의 실태조사를 통해 예방적 건강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 일자리의 적극 창출과 현 세대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참여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취미활동이나 자기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여가문화설계에 대한 교육, 현재 진행되는 문화지원에 대한 인력지원확대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