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완장인가
2017-11-09 김인호 기자
지난주 본지는 주민제보에 따라 ‘물고기 떼죽음 왜’라는 사진 기사를 간략히 내보냈다. 보도가 나가자 수문리 이장은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청년회장도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 한마디로 마을이장도 모르는 기사가 어떻게 나올 수 있냐는 항의표시였다.
수문2리 이장은 “저수지 공사를 하면서 물고기가 죽는 것은 흔한 일이다. 동네 책임자인 이장이 있는데 주민제보라고 해 이장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기사화해도 되나. 무슨 일이 있으면 이장에게 먼저 얘기하는 게 원칙”이라고 점잖게 타이르고는 본사 사무실을 나갔다.
이장 방문에 앞서 이 마을 청년회장도 신분 알리기를 생략한 체 매우 고압적인 말투의 전화통화에서 “누구에게 제보를 받았냐”며 “마을이장도 모르는데 기사를 쓰냐”고 으름장을 놓았다. 저수지 현장을 방문했을 때 그들을 잘 아는 주민은 이 마을 이장은 청년회장의 아바타(?)란 소리를 했다.
한 마을의 이장과 청년회장은 그 마을 주민의 간판이며 공인일 수 있다. 더욱이 청년회장은 저수지 공사 이전에는 자기 돈으로 물고기를 사다 방류하고 낚시 객들도 못 오게 할 정도로 물고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물고기 수백마리 죽음이 당연한 듯 태도가 돌변했다. 물고기 죽은 사실을 알려준 주민이 누구냐며 큰소리를 내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