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정영수(청주 변호사, 화북부수)
1998-03-21 보은신문
그렇다면 뭐 나도 알 만큼 다 아는 것이고 따라서 뒷얘기는 더 들을 필요도 없다고…. 그러나 이러한 당신에게 던져주고 싶은 말이 있다. 누가 진정 가장 무책임하고 어리석고 썩어빠진 선무당인가라고. 그래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순 사기꾼이고 엉터리라는 여러분의 주장을 일단 그대로 인정하고 넘어가 보자. 그러면 그렇게 얘기하는 당신은 어떠한가. 당신은 진정 사람잡는 선무당이 아니란 말인가?
어느 사람이든지 자기 가정은 있게 마련이고 자기가 속한 고을, 읍성, 일터는 있게 마련이다. 그와 같은 가장의 자리에서, 고을, 읍성에서 당신은 선무당은 아닌가? 당신은 우리가 함께 하는 일터에서 선무당이 아닌 프로무당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사회이든지 그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상황은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 상황에 맞는 사회 구성원들의 역할이 있게 마련이다.
전제 봉건주의 사회에서는 군왕과 신하, 백성으로서 마땅한 직분이 있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에는 그에 합당한 구성원들의 도덕률이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은 시장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 사회이다. 그러한 바탕하의 민주사회는 그에 반드시 요구되는 사회구성원들의 도덕률과 역할이 있다. 우리 한사람 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한 무당과 같다.
선진 자본주의 사회, 선진화된 민주사회의 시민들은 우리가 놀라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공중도덕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다 알지 않는가. 그들은 그 사회에 합당한 높은 도덕률을 가지며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정치인을 가려내고 썩은 공무원은 가차없이 징계하여 높은 수준의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하면 선진 국민들은 하나 같이 모두가 선무당이 아닌 프로무당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우리사회의 정치인, 지도자, 관료들만이 선무당이라고 할 것인가. 그렇게 말하는 우리 자신이 선무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를 생각해볼 일이다. 21세기를 눈 앞에 둔 지금 무한경쟁 시대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프로무당이 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