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보은군의장의 간곡한 호소에 화답할 때다

2017-06-08     김인호 기자
보은군의회 의장이 화가 단단히 났는가보다. 평소 과묵한 성격의 여성의장이 동료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작심한 듯 일갈을 쏟아냈으니 말이다. 고은장 의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보은군의회 임시회에서 하유정 의원의 의사진행발언과 최당열 의원의 개인신상발언에 대해 “제기된 의혹 등을 해명하고 불신을 해소하고자 한다”며 그간 서운한 감정을 터뜨렸다.
고 의장은 “모든 의원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함께 뛰어도 모자랄 마당에 제7대 후반기 의회 절반에 다다른 지금까지도 사사건건 트집 잡고 발목 잡으며 의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의원 상호간 불신을 조장하는 한심한 작태와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고 의장은 특히 모든 문제의 시발점으로 후반기 상임위원장 구성을 짚었다. 그는 “상임위원장 절충과정에서 행정운영위원장 한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하였지만, 두 자리 모두를 달라고 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단을 구성하고자 재차 중간에서 수차례 중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측 의원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솔직한 마음으로 최부림 위원장은 두 의원들과 타협해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라고 양보도 했지만 두 의원들이 서로 눈치 때문에 자리를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며 두 의원을 ‘놀부 심보’에 빗댔다.
보은군의회는 지난해 7월 박범출 의장 후임으로 후반기 의장에 고은자, 부의장에 정경기 의원을 선출했다. 고 의장과 정 부의장은 의원 8명 전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이어 상임위원장 2명도 선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범출, 최당열, 하유정 등 3명의 의원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때문에 남은 5명의 의원이 투표를 통해 행정운영위원장에 원갑희, 산업경제위원장에 최부림 의원을 선출했다. 그리고는 행정운영위원으로 박경숙, 박범출, 최당열, 하유정 의원을, 산업경제위원에는 박범출, 정경기, 최당열, 하유정 위원을 지명했다. 그러나 박범출․최당열․하유정 3명의 의원이 불참함에 따라 상임위는 정족수(5인 이상)을 넘기지 못한 체 1년 가까이 역할을 못하고 있다. 대신 의회는 조례심사 때마다 특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7대 보은군의회는 6대 때와는 반대로 자유한국당 소속 6명, 민주당 소속 2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며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결과적으로 자리를 독식했다. 어쩜 자리나 정치는 세력 싸움이다. 돌이키면 6대 보은군의회 때에도 입장이 바뀌었을 뿐 사실상 다수당이 의장단을 독점했으니 말이다. 다른 지역 또한 원구성 시 파행을 거듭하는 것을 보면 수긍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럼에도 상임위 불참하는 세 명의 의원 행태는 곱씹어봐야 한다. 재선 의원인데다 6대 때 이전에 없던 상임위를 처음 도입한 주체로 책임감이 덜하지 않다. 이에 더해 자신들이 싫던 좋던 직접 선택한 의장단이 아닌가. 특히 박범출 의원은 직전 의장이고 최다선 의원으로서 처신이 더 막중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려고 한 것이 아니다. 지난 날 의원들 간 쌓였던 모든 불신과 앙금을 털어내고 남은 7개 후반기 똘똘 뭉쳐 군민들을 위해 원 없이 일해보자”는 고 의장의 간곡한 부탁처럼 이젠 세 의원이 화답할 때다. 무엇보다 비워야 채워지고 인정받는다. 그 첫 번째가 상임위 활동을 정상화시키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올곧은 소리를 내더라도 이해관계 때문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