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를 관광상품으로

1998-02-14     보은신문
2월11일은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이었다. 중·장년층이라면 정월 대보름날의 추억 한가지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동네 친구들과 모여 한해의 액운을 띄어버리는 연날리기를 하는가 하면 예전 저녁보다 일찍 오곡밥에 나물반찬을 먹고 동네 어귀에 모여 쥐불놀이 등을 하며 달이 떠오르기를 기원한다. 이러한 과거 어릴적 정월 대보름날은 마을 전체가 축제분위기에 들떠있던 시절이었다.

최근 자치단체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지역주민의 화합을 위해 다채로운 대보름행사를 펼치는 모습이 많아졌다. 강원도 화천군은 정월 대보름 민속잔치를 열고, 삼척시는 굵은 새끼줄을 만드는 술비놀이와 작은 배에 촛불을 꽂아 띄워보내며 소망을 비는 떼불놀이등을 개최했다. 또 우리지역과 가까운 충남 금산군만해도 대보름축제를 대대적으로 펼치는 98 금산농악대보름축제를 개최한 바 있다. 충주시에서도 우리전통무술인 택견을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충주시의 노력은 우리전통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된 것이다. 그러면 보은군의 경우에도 이러한 우리전통문화가 있는것일까. 보은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단위 동제 및 마을잔치를 벌이는 일부 마을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행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보은읍 소재지를 중심으로 정월대보름 행사를 재현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다. 보은군의 젖줄인 보청천변에서 펼쳐지는 연날리기대회, 삼년산성에 올라 달맞이 소원빌기행사등 주최측만 있다면 정월대보름 행사를 충분히 치룰 수 있는 실정이다.

다른 자치단체가 예전부터 내려오는 정월 대보름행사를 재현하는데는 주민간 화합을 다짐하기 위한 마을공동체 의식과 풍년을 기원하는데 근본적인 취지를 가지고 있다. 보은군은 속리산이라는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다. 관광지 뿐만아니라 역사적으로 조명할 만한 전통문화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보은군인 만큼 전통문화를 관광상품화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가 가장 소중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은군도 시작해야 한다. 지역 향토성 있는 문화를 계승하는 것만큼 커다란 상품은 없을 것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