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거주하겠다는 사람이 떠나겠다는 사람보다 많아

2001-05-12     송진선
보은군 인구가 자꾸 감소하고 있어 4만명대 유지도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이다. 남아있는 사람은 못떠나는 것이 한스러울지도 모른다.

반면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지역에 거는 희망은 대단히 크다. 잘 보존된 지역의 환경이 남아있는 이들에게 엄청난 보상을 해줄 것이란 기대심리가 바로 그것이다.

보은군 장기 종합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충북 개발연구원에서 지난 2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출희망 의사를 가진 주민이 만만치 않게 많았지만 다행스럽게 계속 거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이사를 하고 싶다는 사람은 취업 및 교육환경이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란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75%를 차지했다. 이에반해 계속 거주하겠다는 사람은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란 이유가 전체 응답자의 82.3%를 차지했다. 자연환경이 좋아서 계속 살고 싶다는 항목도 있었으나 응답자들은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냥 살던 곳에서 살겠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다.

그러나 지금 보은군은 이렇게 단순히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냥 보은에 살겠다고 응답은 했지만 그들이 이사를 희망하는 사람보다 더 많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대로 지역에 살고 싶다는 의사를 가졌더라도 거주희망의 제일 큰 이유로 자연환경이 좋고 교육환경이 좋고, 문화환경이 좋고, 의료환경이 좋은 즉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99년에 만든 보은군 홈페이지에 ‘21세기 웅비의 보은’이란 것에서 그런 비젼을 제시했지만 이미 21세기가 시작된 2001년 5월 군이 제시한 비젼은 적용 틀부터 틀려버렸다.

전형적인 농업군에서 청정 관광 농업군으로 탈바꿈을 시작해 인구 계속 감소 현상이 멈춰 2000년에는 5만명 내외에서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1차 산업 위주에서 3차산업으로의 점진적인 부상과 함께 연간 300만명이상의 관광객 유치가 예상된다고 꿈같은 21세기를 점쳤다.

하지만 인구는 계속 감소해 5만명 내외 유지는 커녕 4만명대 유지도 어렵게 되었고 관광객도 300만명은 커녕 200만명대 유지에 만족하는 실정이다.

대도시에 비해 보은군의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의료환경이 취약하고 문화와 관련한 시설이 열악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내팽개쳐 둔다면 아는 사람이 많아서 그냥 보은에 살겠다고 응답했던 사람들 조차도 보은을 버릴지도 모른다.

아직 거주하고 있다는 사람이 더 많은 지금 장밋빛 언어로 포장된 허구의 언어적 비젼이 아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비젼제시가 필요하다.

<그래도 보은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