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죄잡이 구본명씨(탄부 고승)
기타하나 동전한닢에서 끼 발산할 사물놀이 심취!
1998-01-24 보은신문
타고난 재주를 발휘하지 못하고 다른일을 한다는 자체가 구본명씨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구씨의 끼는 작동하기 시작했다. 기타로 시작된 그의 가락에 대한 집착은 20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일정한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는 기타 하나로 23곡이 넘는 자작곡을 보유하고 있다. 직장생활도 흥미가 없었던 구씨는 본격적인 음악을 시작했다.
밤무대를 누비며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성대묘사를 해가면서 끼를 발휘했지만 쉽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무명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서울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능력을 발휘해 보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고향인 탄부면 고승에 돌아와 초등학교 기능직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그의 끼는 학생들에게 전수되기 시작했다.
발령받아 근무하는 학교마다 그가 뿌려놓은 것은 다름아닌 사물놀이였다. 고향에 돌아오면서 익힌 사물놀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그의 끼를 발산활 수 있는 한 방법이었다. 현재 구씨는 보은 유일의 사물놀이팀인 『땅울림』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이 특이한 징채돌리기를 하면서 그의 끼를 인정받고 있다. 공연때마다 구씨의 이상스러울 정도의 묘기와 재주는 일반인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명기를 발휘하고 있다.
“타고난 재주인가 봅니다. 평범한 가락보다는 신명나는 가락, 뭔가 특이한 가락을 흉내내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생깁니다”고 말하는 구씨는 자신의 이런 재주를 하루도 놀리지 않는다. 군내 행사나 마을잔치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중 하나가 구씨의 장기자랑이다. 가수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성대묘사, 짐승소리를 내며 광대춤을 추는 구씨의 몸짓은 어디서 배운 것이 아닌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연출인 것이다.
요즘 구씨는 자신이 작사작곡한 곡을 모은 테이프를 일반인이 들을 수 있도록 대중화시켰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기회만 있다면 자신의 노래가 담긴 테이프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기에는 많은 돈이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우리의 전통문화인 사물놀이를 지도하면서 고향을 지키고 살아가는 구씨의 모습에서 음악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언제가는 그에게 기회가 주워져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될 것이라는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