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살 정이품송 혼인
신부는 강원도 삼척 준경릉 소나무
2001-05-12 송진선
신부는 임업연구원이 10여년에 걸친 연구 결과와 수형(樹形), 건강도 등을 고려해 간택한 나이 95세에 키는 32m, 가슴둘레 214cm에 이르는 수려한 미모의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 준경릉 주변 적성 중 수형목(秀形木) 제139호로 지정(1982년)된 소나무다.
이날 정이품송 혼례식은 신순우 산림청장의 집례로 보은에서 선발된 대리 신랑 이상훈(삼산초교 6년, 수한 동정)군과 대리 신부 노신영(삼척초교 6년)양간의 전통혼례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통혼례에 이은 방합례는 신랑측인 김종철 군수가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송홧가루를 산림청장에게 전달하고 신부측인 김일동 삼척시장이 이를 받아 운반자가 송홧가루 항아리를 신부목까지 이송, 정이품송의 화분을 신부 소나무 암꽃에 묻히는 것으로 진행됐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이번 정이품송과 준경릉 소나무의 교배로 내년 가을경 씨앗을 맺어 늦어도 오는 2003년 여름 정이품송 혈통의 2세 소나무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순우 산림청장은 주례사를 통해 “정이품송은 전국민에게 신성시되어 온 명목 중의 명목이고 준경릉 소나무 역시 생장이 가장 우수하고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로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무”라며 “혼례가 원만히 이뤄져 우량한 정이품송의 2세목을 많이 얻어 전국 방방곡곡에 퍼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김종철 군수도 “정이품송의 혈통 보존을 위해 인공교배를 통해 생산된 종자로 가계도를 작성, 고궁 및 독립 기념관 등 문화유적지나 사적지 등에 식재하는 사업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우리 국민의 가슴속에 정이품송은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감격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