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인사 후유증 심각
8월1일자 “반대파 가지치기다” 여론
2002-08-03 송진선
이 과정에서 8월1일자 인사는 시행일자보다 3일 앞선 7월29일 발표되는 바람에 일손을 놓고 있었는가 하면 박군수가 내건 공약 1호가 무시된 인사라는 지적을 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거렸다.
특히 7월29일 행정과장 등 전체 25명의 사무관중 17명의 실과장과 행정담당 주사 등 19명의 6급 주사를 교체한 데 이어 역시 31일에는 서기관급인 기획감사실장의 인사를 전격 실시했다. 기획감사실장은 영동군으로, 행정과장은 한시기구인 주민자치과로 밀려났는가 하면 경리담당→감사담당→행정담당이라는 공직의 중요 보직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간 행정 담당 주사는 부과담당으로, 경리담당 주사가 환경 관리 담당주사로, 역시 순서를 밟아오던 정보통신 담당은 환경 미화담당으로 밀려났다.
군 인사담당자는 “침체된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조성하기 위해 장기 근속자의 보직 이동, 연고지 우선 배치, 개인의 숨겨진 능력 발탁 등을 기준으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6·13 선거이후 떠돌던 살생부를 적용, 전임 군수 라인의 사람에 대한 가지치기를 하는 대신 특정 부류의 사람에게 중요 보직을 줬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또 “이렇게 공직사회를 뒤흔든 인사는 없었다”며 일부 부서의 공무원들은 ‘쑥대밭’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공직 사회가 이렇게 까지 냉각되다 보니까 승진의 중요 라인으로 여기고 있는 보직에 발탁된 공무원들 조차도 드러내놓고 좋아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같이 공직 분위기는 물론 언론도 이같은 상황을 보도하자 지난 2일 월례조회서 박군수가 인사에 대해 설명했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치호 공무원 직장협의회 회장은 “인사권은 군수의 고유 권한이지만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인사에 대한 일부 불합리성을 제기하면서 “앞으로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인사위원회 참여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