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체육회장기차지 축구대회 ‘엉망’
친목과 우정 다진다더니 주먹질 이라니
2016-09-29 나기홍 기자
사건이 일어난 것은 이날 오후 4시경 청년부 결승 동광FC와 한화와의 경기에서였다.
전반 20분경 한화진영으로 공을 치고 들어가던 동광의 공격수가 상대 수비에 막혀 갑자기 쓰러졌고 쓰러진 선수 A씨는 벌떡 일어나 곧바로 상대선수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태클이 깊었고 고의적이었다는 것이다.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급박한 상황에서 주변의 선수들이 이를 막았고 한화에서는 항의의 뜻으로 선수를 운동장에서 불러들이며 게임 포기선언을 했다.
심판은 이 선수에게 퇴장을 줬어야 하지만 시기를 놓쳤다.
보은군 축구의 부끄러운 맨몸을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보은축구협회의 경기운용은 더 심각한 문제를 보여줬다.
경기가 중단되면서 우승을 차지한 동광FC측은 청년부 MVP로 주먹질을 한 선수를 추천했고 보은군축구협회는 이 선수에게 청년부 최우수선수(MVP)상을 시상했다.
한화는 상대선수의 주먹에 우리선수가 맞는 억울함을 당한데 이어 이 선수에게 최우수선수상이 수여되는 것을 봐야하는 치욕을 당한 것이다.
보은축구협회는 이 선수에게 MVP상이 아니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줘야 함에도 동광FC의 추천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 가뜩이나 분개하고 있는 한화에게 또다시 약을 올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한화 선수들은 억울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경기장을 떠났다.
반면 보은의 축구와 역사를 같이하는 46년 역사의 삼산조기축구회는 다른 면모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삼산조기회는 이번 대회 장년부에 A, B두개팀을 출전시켜 A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상 A, B팀이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으나 B팀은 결승전을 포기하는대신 시원조기회와 2, 3위전을 펼쳐 시원조기회에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미덕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삼산조기회, 동광FC, 장안조기회, 수한조기회, FC한울, 시원조기회, 한화, 군청 등 8개 클럽에서 9개 팀이 출전했다.
대회결과 장년부 우승은 삼산조기회 A팀이 차지했으며 시원조기회가 준우승을, 삼산조기회B팀이 3위를 차지했다. 장년부 MVP는 수미형 미드필더로 상대공격수의 철통같이 막아낸 서동현(금성씽크 대표)에게 돌아갔다.
청년부에서는 동광FC가 우승을, 한화가 준우승을, 군청이 3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축구인들은 “다시는 경기장에서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한 징계와 경기운용 등 협회차원의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