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설운동장 잔디 사용 논란

군청, 잔디 살린 뒤 사용이 순리인 듯

2002-07-20     김인호
보은공설운동장이 축구동호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잔디구장 사용 여부를 놓고 군청과 동호인들간에 논란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군청은 지난 16일 잔디가 좋지 않은 상태서 축구동호인들에게 연일 잔디구장을 사용케 하는 것은 잔디의 상태를 더욱 나빠지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잔디가 회복되는 시점까지 당분간 사용을 금지하는 것으로 일단 내부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 관계자는 이날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행위를 허용치 않을 계산이었으나 동호인들의 완강한 거절에 구장의 사용을 눈감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공설운동장엔 보은, 수한, 동광, 한울 등의 조기회원들과 일부의 주민들을 합쳐 30-40여명이 몰려들어 매일 오후 6시쯤부터 8시경까지 공을 차고 있다. 잔디구장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잔디의 상태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잔디가 꽉 찬 상태까지 기다린 다음에 주민들이 이용하길 바라는 것이 군청측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공설운동장의 토양은 흙 등을 매립한 뒤 만들어진 운동장으로 잔디가 살기에는 여타의 땅과 틀려 지금까지 잘 살아준 것만도 고마운 생각이 든다”며 “다른 지역과 달리 잔디를 키우기에는 어려운 여건으로 무진장한 노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전국규모의 게이트 볼 대회 등 전국단위의 대회를 유치하려면 잔디의 상태가 최적이어야 한다”며 “계속된 사용으로 잔디의 상태가 좋지 않아 잔디의 사용허가를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군민 전체가 아닌 일부 주민들의 사용으로 인한 잔디의 훼손은 군 전체로 볼 때도 바람직하진 않다”며 “하지만 본인을 포함, 모든 이들이 이용을 원하는 주민들 편에선 사용에 적극 찬성하고 싶지만 일단 잔디가 양호해질 때까지 사용을 유보하고 그 뒤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호인들은 “지금 잔디구장을 전혀 못쓰게 하면 모처럼 분 붐이 깨진다”며 “군청측이 구장의 사용을 금하면 군의 모든 행사에 불참을 고려하는 등 실력으로 맞서겠다”며 “조만간 군청을 방문해 잔디를 보호하면서도 운동장을 이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이에 대해 “주민이 원하면 우선권을 주민들에게 주는 행정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며 “잔디가 죽으면 구장 이용이 한가한 겨울에 심으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