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꿈은 이루어진다

김국진(보은 종곡, 시인, 도서출판 청년문화 대표)

2002-07-06     보은신문
2002 월드컵 경기장, 6월의 하늘이 달아오르고 태극전사들이 달렸다. 태극기 물결도 삼천리 강토를 덮어 바다로 가 파도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아- 대∼한민국, 타당탕 탕탕, 오-필승코리아- 타당탕 탕탕, 짝짝 짝 짝짝. 저마다 악기를 들고 손뼉을 치고 흥겹게 춤을 추며 외쳐댄 함성, 단군의 아들들, 모두는 하늘이었다. 홍익인간이다.
이 나라엔 ‘우리사회’로 가는 꽃을 피워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목표, 절규는 16강에서 8강으로 4강을 달렸다. 개벽의 울림은 땅을 진동시켰고 하늘로 용솟음쳤다. 우리는 알았다. 조상을 알았고 동방의 예의국임을 알았다. 이제껏 ‘나’만을 생각하고 ‘내 것’만을 고집한 부질없는 고뇌에서 깨어난 것이다.

홍익인간으로 태어나 큰 세계에서 넓은 마음으로 자연을 다스려 가라고 한 단군 할아버지의 크고 큰 가슴을 알았고 뜻을 새겼다. 나아가 근대사(史)의 기초를 닦아간 동학사상을 알게 되었다.
세계의 평화를 이루려는 큰 뜻은 동학 농민혁명으로 승화되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00여년전 역사이다. 이 땅에서 일어선 개벽의 울음소리, 파랑새는 이산 저산을 날았다. 포봉퐁 퐁퐁, 포봉퐁 퐁퐁 옹달샘이 울었던 역사다.

퐁퐁 솟고 솟아나 바다를 흐르고 하늘을 날았다.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이 골골마다에 새 생명을 잉태시켜간 파랑새다. 하늘이 ‘나’이고 내 마음이 ‘하늘’이니 하늘아래엔 너와 내가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으로 구별될 수 없으니 어울려서 사는 진정한 ‘우리나라’를 가꾸라 했다.

태극전사들은 그 역사의 현장을 밟아갔다. ‘높은 곳에 외롭게 서 있는 사람은 아래로 내려와 앉을 줄 알아라’ 곡간에 썩도록 쌓아놓은 식량창고는 헐어서 ‘굶주린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라’ 했다. 가슴과 가슴은 뜨겁게 모여들어 홍익인간 사회를 가꾸어 가자고 했단다. 그 역사의 현장에서 목이 터져라 외쳐댄 함성이여-. ‘아- 대∼한민국’ 외치고 외쳐도 지칠 줄을 모른다. 그리고 열광, 열광해 갔다.

의병들의 봉기, 3·1운동, 독립운동의 역경, 6 25전쟁의 참화, 4·19혁명, 6·3 왜세 배격운동, 군부독재타도, 광주 민주화 운동, 6·10 민주화 쟁취 등 역사의 현장마다에도 60억 세계인의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자랑스러운 태극의 전사들은 달렸다. 힘찬 발짓이 뛰어났다. 그곳엔 1억에 가까운 한민족의 함성이 울렸다. 자랑스러워진 태극기 아래서 백의의 민족이 고함을 친 것이다. 세계가 놀라고 하늘이 진동했다.

놀란 현실이었다. 우리들 몸속에 바르게 자라난 백의민족의 씨앗이다. 세기의 행사는 막을 내렸다. 이제 7월 하늘 아래 열정은 조용하게 숨쉬며 다음을 약속하는 지혜도 있다. 정상을 향하여 새롭게 매진할 줄을 안다.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들께서 축구공 같이 생긴 요강을 사랑했던 기억이 살아난 것이다. 요강에 오줌을 받아 농사를 지었다.

이제 우리는 머지않아 오대양 육대주를 호령할 것이며 스타플레이어도 나올 것이고 축구황제도 태어날 것이다. 월드컵을 영원히 보관할 대한민국이다. 그 날을 향하여, 우리는 홍익인간을 양성하고 동학사상을 가르치며 기념관이기도 한 동학공원을 건설하자.

그 곳에 월드컵도 당당하게 소장하자.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