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횡혈식 고분 발견

(사)삼년산향토사연구회 탄부 평각(새골) 뒷산

2001-05-05     곽주희
지난해 누청·대야리에서 삼국시대(신라) 고분 수십기가 발견된 이후 탄부면 평각2리(새골) 뒷산에서 또다시 고분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고분은 횡혈식 석실분으로 내·외부의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삼국시대 고분을 연구하는데 있어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삼년산 향토사연구회(회장 김홍원)는 4월 28일 탄부면 평각2리 구장서씨의 제보를 받고 탄부면 평각2리(새골) 뒷산(해발 200∼300m) 능선 정상에 있는 고분(혹은 고려장터) 10여기를 발견, 답사했다.

이번에 발견된 고분은 대다수 도굴꾼에 의해 파헤쳐진 흔적이 역력했으며, 이곳이 삼년산성 축조시 돌의 운반기점인 점 등으로 미뤄어 볼 때 신라시대 때의 고분으로 추정된다.

이중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고분 1기는 높이 1.5m, 넓이 1.6m, 길이 3∼5m의 장방형으로 성인 10∼15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다.

또 벽면은 돌로 촘촘히 쌓고 윗면은 큰 널판석으로 올려놓은 가운데 벽면이 위로 올라갈수록 5∼10도 정도 기울어진 아치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고분은 6세기경 신라시대의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으로 벽면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아치형태로 궁륭식(둥근 천장, 돔형식)천정과 비슷한 것으로 고구려 및 백제·가야 등의 묘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답사를 한 향토사 연구회 회원들은 “이곳은 삼년산성을 축조하기 위해 돌을 운반하던 곳으로 지난해 누청·대야 고분과 같은 신라시대의 횡혈식 석실분일 가능성과 이 마을에 예전부터 구전되어 내려오는 고려장터일 가능성이 있다” 면서 “그러나 신라시대 집단 매장지이거나 삼년산성 축조 때의 공동묘지 또는 규모로 볼 때 호족들의 묘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학술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회원들은 “대야리 남서지역과 풍취리 지역의 고분은 거의 평지를 이용했으나 누청·대야리 지역 고분과 이곳은 대부분이 산 능선 정상에 위치한 점이 일치한다” 면서 “고분이든, 고려장 터이든지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하고 발굴해 조상들의 장묘(례)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현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보를 한 구장서씨는 “이곳 새골재는 과거 상주→보은→피반령→청주를 오가는 지름길로 삼국의 요새지이고, 예전부터 동네 사람들이 이곳을 고려장터라 불렀다” 고 말했다.

한편 (사)삼년산 향토사연구회에서 지난해에도 누청·대야리지역에서 신라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횡혈식 석실분을 수십기 발견했으나 아직까지 전문기관의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역사속에 사장되어가는 현장을 보존하고 발굴해 잊어버린 우리의 역사와 삶의 흔적을 복원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