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우정을 기리는 노래[2] : 喜雨亭頌歌 / 춘정 변계량
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89】
2016-04-28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정자에 왕이 계셔 때맞추어 비가 왔네
왕과 군후 잔치하며 북소리 둥둥 울려
희우정 정자이름 내려 임금 덕 하늘 같네.
王在于亭時雨沛然 王宴君侯其鼓淵淵
왕재우정시우패연 왕연군후기고연연
錫之亭名榮耀無前 君侯稽首聖德如天
석지정명영요무전 군후계수성덕여천
희우정을 기리는 노래(喜雨亭頌歌)로 변역해본 율(律)의 둘째구인 칠언고시다. 작자는 춘정(春亭) 변계량(卞季良:1369∼1430)으로 새 왕조에서 예문관 대제학을 지냈다. 태종의 뒤를 이어 등극한 세종 시절에는 성균관 대사성, 예조판서, 집현전 대제학, 의정부 참찬등의 고위직을 역임하다. 위 한시 원문을 번역하면 [왕이 정자(亭子)에 계시니 때맞추어 비 쏟아지네, 왕이 군후와 잔치하시는데 저 북소리가 둥둥 울린다. 정자이름 내려 빛나는 영화가 전에 없었네, 군후가 머리 조아리시니 임금의 덕이 하늘과 같네]라는 시상이다.
성군을 따르는 만조백관 중에 춘정만을 선택하여 희우정송가를 지어 부르라 명한다. 명을 받은 신하는 희우정이 농사를 짓는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이라 칭송한다. 그리고 이는 성군의 덕을 절절하게 기리는 내용을 담는다. 이것이 신하된 바른 도리이자 백성을 위하는 길이었다.
시인은 성군이 정자에 납시시니 때에 맞추어 비가 쏟아졌다고 시상을 일으킨 다음에 성군이 군후와 잔치를 베푸니 북소리 둥둥 울린다고 칭송하게 된다.
화자는 다시 성군이 정자이름을 내리니 전에 없었던 영화라 전재하며 군후가 머리를 조아리니 이는 높은 성군의 덕이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후구로 이어지는 시인의 상상력은 [군후가 머리 조아리며 우리 임금 만년수를 축원하였다, 문인(文人)에게 부탁하여 그 전(傳)함을 길이 하실 새, 신이 절하고 글을 지으니 많은 선비 중에 처음이었다. 저 화봉(華峰)을 바라보니, 오직 돌에 만 새길 만하네]라고 했다. 성은에 감사하고 높은 덕을 칭송한다.
【한자와 어구】
王在于亭時: 임금이 정자에 있을 때. 雨沛然: 비가 갑자기 쏟아지다. 王宴君侯: 왕이 군후들과 잔치하다. 其鼓淵淵: 저 북이 둥둥 울리다.
錫之亭名: 정자이름을 하사하다. 榮耀無前: 영화가 전에는 없었다. 君侯稽首: 군후가 머리를 조아리다. 聖德如天: 임금의 덕이 하늘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