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패인 골 치유 시급

경쟁자 군정운영의 파트너쉽 관계 필요

2002-06-29     송진선
선거를 축제화하지 못하는 선거 후진국인 우리는 늘 선거로 인해 생긴 주민들간의 깊은 골을 후유증으로 남기고 있다. 당선자야 자기 감투쓰기 위해 악을 쓰고 달려든다고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남 감투 쓰는 일에 후유증까지 남기며 경쟁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하다보면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번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후보자들이 정책 대결로 정정당당하게 싸우기 보다는 상호비방과 무차별적인 폭로,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이전 투구식의 선거였다.
비방에 넘어가는 유권자들은 물론 없겠지만 비방에 대한 진위여부를 모르는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비방 발언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누가 나서서 그것은 사실이고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일일이 해명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인한 후보자간의 공방 및 선거운동원간의 다툼도 잦아졌다. 비방을 당한 후보자는 두고보자는 식으로 마음속에 앙금으로 남아 항상 벼르게 되고 비방을 한 사람도 겉으로는 모르겠으나 마음속에서 늘 죄책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신과 지역발전에 대한 비젼을 제시해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당위성은 비방 운동에 빛을 잃고 있다.

어쨌든 상호 비방으로 얼룩졌던 선거는 모두 끝이 났다. 현재 우리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가슴속에 남아있는 앙금을 훌훌 털어내고 서로 화합해 지역발전에 모두 동참하는 일이다. 바로 그것을 군수 당선자가 지역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선거가 끝났으니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치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건 치유가 아니고 녹말의 앙금처럼 언제나 남아있게 된다.

선거가 끝날때마다 이제는 지역이 화합해야 한다고 누구나 구호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패인 골 봉합은 그리 쉽지가 않다. 철천지 원수가 되는 일도 있다. 부딪히지 않기 위해 아예 길을 돌아가거나 악수도 하지 않는 사이로 지내는 것을 종종 본다. 우리는 없고 너는 너, 나는 나, 두고 보자고 벼르고 있고 경쟁상대로 남아있다면 지역발전에 큰 저해요인이 된다. 우리 모두로 어울릴 수 있도록 용서할 것이 있다면 용서하고 용서를 구할 일이 있다면 구해서 모두를 포용, 지역발전의 시금석으로 만들어야 한다.

비록 지방세 수입이 100억원도 안돼 경제적으로는 열악한 보은군일지라도 그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서로 위해주고 서로의 허물을 감싸주고 이웃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모두가 나서는 그런 보은군민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거후유증을 만든 장본인이 출마한 입후보자들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불미스런 것은 잊고 낙선된 후보는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선된 후보를 밀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당선된 후보도 당선 결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군민을 무서워 하고 상대 후보에게 군정 운영의 자문을 구하는 등 먼저 빗장을 열고 파트너쉽 관계를 맺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공무원은 물론 지역민들의 이목이 군수 당선자의 취임 후 행보에 쏠려 있다.

<군수 당선자가 해야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