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금동미륵대불 회향식
7일, 신도 등 3만여명 참석 성황
2002-06-15 곽주희
지명 주지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발원과 희망의 상징인 미륵부처의 성공적인 개금불사가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상남 청와대 사회복지수석이 대신한 축사에서 “금동미륵대불 회향식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나라가 어려울 때 국난극복에 앞장섰던 호국불교정신을 이어받아 세계평화와 나라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갈등과 반목의 벽을 무너트리고 반성과 성찰하는 자세로 국민의 역량을 모아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을 이룩하자”고 축사했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자비·호국·화합을 상징하는 불교의 대표적 미륵성지에서 분열을 끝내고 국민 화합과 통일의 계기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박근혜 대표는“선친께서 법주사 불상재건이 어려울 때 많은 공덕을 쌓은 바 있다”며 “자유민주 평화통일을 이루고자하는 온 국민의 뜻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축사했고, 정몽준 회장은 “부처의 자비 아래 국민화합을 이루고 월드컵 성공개최로 세계에 한국인의 기상을 우뚝 세우자”고 말했다.
회향대법회에 이어 오후에는 학춤공연, 축하공연, 음성고양, 풍물놀이 등이 펼쳐졌으며, 저녁에는 10만개의 연등을 한꺼번에 불을 밝히는 10만등불사 점등 법요식이 있었다. 이번에 모습을 선보인 높이 33m의 금동미륵대불은 총 12억원을 들여 지난 2000년부터 공사를 시작, 총 80㎏의 순금이 소요됐다. 겉부분(연면적 900㎡)에 3미크론(0.003㎜)두께의 금막이 입혀져 있으며, 섭씨 80℃∼-30℃에서 견딜 수 있는 건식 전기도금공법으로 광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수 도금돼 있다.
한편 국내 3대 미륵성지 중 하나로 신라 진흥왕(553년) 때 창건된 법주사는 원래 금동미륵불을 봉안했으나 조선 고종 9년(1872년) 대원군이 화폐주조를 위해 해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 1939년 조각가 김복진씨와 신도들을 주축으로 불상이 있던 자리에 시멘트 불상재건이 시작됐으나 전쟁과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다 1963년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인 이방자 여사와 정부의 지원으로 착공 25년만에 완성됐다.
그러나 당시 조잡하게 세워진 시멘트 불상은 안전 문제 등으로 23년만에 해체되고 1990년 160여t의 청동을 원료로 세계 최대의 청동미륵대불로 탄생,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이번 개금불사를 통해 130여년만에 금동으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