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직시해야
김국진(60, 보은 종곡)
2002-06-08 보은신문
정보는 세계 구석구석으로 산재되어 있고, 언어를 알아야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무한 정보화 경쟁시대는 급속도로 진행되어 가고, 생산자와 소비자는 전자상거래로 세계화 네트웍 마케팅을 하고 있다. 농촌과 도시, 나라와 나라는 산촌에서까지 세계의 문화를 공유한다. 팩시밀리, 화상전화, 인터넷으로 소비자와 생산자는 자기 방에서 상품을 직거래한다.
또 정보화 경쟁시대를 주도하기 위하여 선진 기술, 선진화 지식을 얻으려는 수단으로 세계인들이 인터넷에 매달린다. 인터넷세계는 우리가 보은에 살면서도 뉴욕이나, 북경, 동경, 런던, 파리 등 세계 곳곳의 마을과 그곳의 시장에 우리의 물건을 이웃처럼 직거래 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 꿈같은 세상에 적응하기 위하여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인터넷을 경쟁적으로 배우고 실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변화는 공직자, 회사직장인, 금융인, 교직자, 기타 봉급자까지 빠른 속도로 감원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시장 점포가 줄어들어 사라져 가며 농, 수, 축산업이 이로 인하여 시달리고 있다. 한때 작아져 가는 고향 보은을 바라보며 주제넘게 걱정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문화는 보은과 파리, 보은과 미국, 열대와 극지방까지도 공유하게 되었고, 모든 상품이 보은에서 구입될 뿐만 아니라, 보은에서 보은 상품을 세계에 직접 인터넷으로 판매가 가능한 세상이 와 있기에 희망을 키운다. 다만,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오염될 문화를 경계하고, 퇴폐적인 사고의 유혹을 극복하며, 쾌적한 자연환경을 만들어 가야 하는 아주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자칫 나의 존재, 내 고향의 문화를 잃어버린다든가, 내 나라 내 민족을 버리지 말아야 할 터인데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나는, 요즘 까치소리에 가슴 가득 설레는 아침을 맞는다. 한편 세기의 물결에 휘몰려 가며 원효대사와 그 누님의 대화에서 시사되는 바 있어 음미한다. 원효대사의 누님은 남편을 일찍이 사별하여 동생 원효를 근 17년간이나 수발했다. 신라 뿐 아니라 동방의 큰 스님으로 명성이 높아가는 원효대사에게 누님은 어느 날 "대사! 나는 죽어서 극락에 가겠지요."라고 당당하게 말을 했다.
이 말에 원효는 답이 없다. 누님은 다시 "만인으로부터 존경받는 큰 스님이 나의 친동생이니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라고 하며 확답을 채근한다. 그제야 원효대사께서 "제가 방금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부릅니다. 식사 전이신 누님의 배가 지금 부릅니까?"라고 답을 했다.
필자는 나를 남에게 의지하며 산 세월이 있다. 이런 저런 욕심에 철학이며 이념을 감정으로 받아들여 살며 행동한 것을 반성한다.
·학력 : 종곡초, 보은중, 보은농고 졸업
·경력 : 전국 대학 4-H 연구회 연합회 회장, 동국대학교 동 행정대학원, 월간 ‘문학 21’ 시·수필 등단, 탐미문학 주간, 현 ‘문학 21’ 편집 위원, 한국 문인협회 회원, 현 범진교육 자료 개발원, 도서출판 청년문화 대표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