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으로써 할 일을 한 것 뿐입니다" 

어버이날 도지사상 수상 김 태 련(38. 수한 광촌)씨

2002-05-11     곽주희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두 어머니를 지극히 봉양함은 물론 동생들을 모두 대학까지 진학시키는 등 자식처럼 돌보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지난 8일 어버이날에 충북도지사로부터 효행 표창을 받는 김태련(38, 수한 광촌). “남들처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상을 받는 등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효도하고 동생들과 우애좋게 지내겠습니다”

김씨는 낳아주신 어머니(홍표선씨)와 길러주신 어머니(공정석씨) 두 분을 극진히 모셔 마을에서도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김씨는 지난 79년 6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두 분의 어머니를 모시기 시작했다. 그 때의 나이가 14살이었다. 수한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보은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가정을 맡게 된 김씨는 두 분의 어머니와 동생 4명 등 모두 7식구의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적은 농사일을 하는 등 닥치는 데로 일을 했다.

특히 불혹(40)이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정신이 혼미하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는 물론 몇해 전 낙상으로 거동을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6개월동안 집안일과 함께 병간호를 하는 등 정성을 다해 극진히 모셨다. 또 4남1녀중 장남인 김씨는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동생 4명을 모두 대학에 진학시켰으며, 차남 좌련(35)씨는 보험회사 소장으로, 이중 3남인 치련(32)은 맏형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지난해 사법고시에 합격해 현재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중에 있다.

여동생 수련(29)씨는 대전에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으며, 막내 복련(25)씨는 군복무를 마치고 현재 대전산업대 4학년에 재학중에 있다.
얼마 안되는 땅으로 7식구가 살아가지 위해 닥치는 데로 일을 한 김씨는 지난 82년 염소를 사육하다 큰 실패를 겪고 다시 87년 한우를 사육했으나 자금회전이 잘 안돼 90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젖소 4마리를 구입했다.

젖소 4마리로 시작한 김씨는 정책자금을 받는 등 현재 젖소 120두를 사육, 우유를 한루에 한번 남양유업에 납품하고 있는 대규모 축산인으로 성공했으며, 밭 3000평에는 옥수수 등 사료작물을 키우고 있다.
이 때 길러주신 어머니(공정석씨)도 보은읍에서 야채를 내다 파는 행상으로 어려운 가계살림에 보탬을 주었다. 김씨는 동네에서도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착한 노총각으로 소문이 나있다.

해마다 몇차례 술과 고기 등을 준비, 경로당을 방문, 마을 노인들을 대접하고 농촌지역이 고령화와 부녀화됨에 따라 노인들이 농사일을 할때면 자신의 일같이 도와주는 등 마을 주민들의 칭찬이 대단하다.
마을주민들은 “김씨가 효행 표창을 받게돼 무척 기쁘다”면서 “자기 자신의 부모도 잘 모시지 않으려는 이 시대에 장가도 가지 않고 두 분의 어머니와 동생들을 훌륭히 키우는 등 이 시대의 귀감이 되는 청년이다”고 말했다.

이런 김씨에게 좋은 일이 두가지 생겼다. 지난해 동생 치련씨가 사법고시에 합격한 일과 지난 3년전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나 현재 동거하고 있는 박순옥(38)씨가 임신(임신 6개월)한 것이다. 올해 9월이면 애아빠가 되는 김씨는 동거중인 박씨와 내년 백년가약을 맺기로 했다.

“동생들과 함께 두 분의 어머니를 모시고 이제부터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친구들은 벌써 결혼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만 동생들을 친 자식처럼 생각해 결코 결혼이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김씨는 앞으로 태어날 아이와 부인, 그리고 두 분의 어머님과 함께 현재 살고 있는 오래된 집을 허물고 그 곳에 새 집을 짓고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아가겠다고. 김씨는 “두 분의 어머님이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동생들 모두 하는 일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고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여기이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