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김종덕수한면 노성리 이장
2015-03-19 김인호 기자
“나를 보고 정상이 아니라고 한다. 몇몇 친구는 바보라고 한다. 세경도 한 푼 못받고 죽어라 일하고도 겨우 구석방에서 찬밥 얻어먹는 머슴처럼 그렇게 조합장할거라면 뭐 할라고 싫은 소리 들어가며 조합장하려고 하냐고. 나는 우리 농민들이, 조합원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충분히 감사하고 고맙다고 생각한다. 우리 남보은농협 4500명 조합원이 모두 조합장으로 대우받는 농협이 된다면 충분히 보상받는다고 생각한다.”
전국 동시조합장선거에서 김종덕(59) 후보는 패했지만 색다른 인상을 남겼다.
경희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법률학과를 수료한 김종덕 노성리 이장은 3명이 출마한 남보은농협 조합장선거에서 25.4%(831표)를 얻어 구본양(1527표) 당선자, 박순태(919표) 현 조합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내세울 정도는 아니래도 사회, 경제 전반에 관한 지식과 경험과 지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조합장 선거 때 도와주지 못해도 조합장이 돼 농산물판매 때는 도와줄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김 이장은 두 번 연속 남보은농협 조합장직에 도전했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지난 선거(623표, 18%)보다도 7%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현행 위탁선거법은 선거 보름 전에 후보등록을 시작하고 선거운동은 13일 동안으로 제한시킨 것은 물론 후보자 본인 이외에는 누구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합동토론회와 연설회도 금지시켰다.”
김 이장은 이번 선거운동 방식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선거운동 그만두고 상경해 선거법 개선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할까 고민도 했다.
“선거운동기간 조합원을 만나기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조합장이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책과 비전을 알릴 기회는 주어줘야 한다.”
작금의 남보은농협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가했다.
“미풍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은 탑처럼 우리 농협은 그렇게 서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시 쌓아야 한다.”
지역에선 접하기 쉽지 않은 지식인인데다 아직 젊은 그는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개인적인 이익과 욕심을 모두 버리고 봉사하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조합원과 조합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었다”고 했다.
김 이장은 “조합원이 주인으로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꾸짖고 또 격려하면서 농협의 의사결정과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농협이 성공한다. 조합장, 임원, 대의원 선거에서의 올바른 선택은 농협성공의 출발점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차기 조합장 선거에 다시 도전해 남보은농협 4500명 조합원이 모두 조합장으로 대우받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