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곧 관광으로 가능성 보인 한해
지역민의 문화에 대한 외면은 기반시설 열악성 때문
1999-12-04 보은신문
아무리 좋은 문화행사를 하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무슨행사가 있었는지 모른다면 홍보가 부족한 탓이다.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좋은 행사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적절한 홍보를 통한 관심을 유발시켜야 한다. 올 한해동안 보은지역의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보은의 대표적인 지역축제인 속리축전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속리축전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미래지향적인 속리축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해였다.
속리축전 개선위원회에ㅐ서는 속리축전을 봄과 가을로 분리 개최하는 방안과 속리축전의 주무대를 속리산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어 전통문화와 천혜의 자연환경속에서 지역축제가 어우러지는 관광 상품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전통문화의 계승을 통한 관광상품의 가능성을 겨냥한 속리축전은 외지관광객에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신중한 검토 끝에 속리산 개최를 단행하고 지난 5월 개최된 바 있다.
속리산 탑돌이를 비롯한 산신제, 그네왕선발대회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속리산의 자연속에서 펼쳐졌으며 각종 전시행사는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려 행사 기간동안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계획했던 가을 속리축전은 관광이벤트성 각종 축제로 인해 혼선을 연출했다. 속리산 민속축제와 국립공원대회, 충북알프스 개장축제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성 행사에 연례적인 대추아가씨 선발대회 및 단풍가요제등은 행사 일정조차 잡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처음 계획으로는 문화축제와 관광축제를 통합, 일률적인 행사일정과 주최, 주관을 일원화를 통해 알찬 행사를 계획했으나 주관 단체들간의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분산·중복되는 행사를 치르고 말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제 보은의 문화는 같은 성격과 행사 대상을 분석해 1년동안의 문화와 관광을 병행 추진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기획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연례적인 행사와 일회성 행사를 차별화시켜 시대에 맞는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주민들의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과거 관공서 위주로 지역민을 계몽하고 교육시키기 위한 보여주는 문화는 죽은 문화이다. 문화는 지역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생성되는데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민간 중심으로 생선된 문화는 순수성과 전통성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문화 기반시설 확충 및 여건조성에 행정기관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 지역민이 문화에 대해 등한시하고 외면하는 단계에 이르기전에 『보은에서는 할 수 없는 행사』『보은에서는 볼 수 없는 행사』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기반시설 확충과 여건조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대도시 문화센타에서만 열리는 프로그램이 보은에서도 똑같은 환경, 조건에서 열리고 있다면 보은을 문화가 열악하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21세기는 문화가 주도하는 사회가 된다. 뒤떨어진 문화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문화를 창출하는 기반시설 확충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