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은 쉼표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의 시작입니다”
여기이사람- 보은읍주민자치위원회 송자헌(68)위원장
2014-10-08 박진수 기자
“여름에는 5시, 요즘에는 6시에 집안 일과 농사를 돌보는 일이 하루의 시작입니다. 2009년 37년 8개월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막연한 생각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막상 1~2년 자급자족을 위한 여러 가지 품목을 관리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마을 주민에게 찾아가 물어보면서 지금은 왠만한 농작물에 대한 농사일은 자신있을 정도로 자급자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젠 자급자족을 넘어 풍족하지는 않지만 자식들과 친인척에게 나눠줄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 농작물을 그때그때 수확하고 있습니다.
2009년 7월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처음에는 농사를 재대로 지어보겠다는 일념이었지만 막상 생활하다보니 배우고 싶은 분야가 생겨 처음에 숲해설가 교육을 마치고 숲해설가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보은군이 청정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속리산 말티재자연휴양림에서의 3년간의 숲해설가 경험은 저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외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은군의 자연환경을 이야기 해주고 숲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면서 보은의 자연환경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숲해설가를 하면서 보은군의 문화.관광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보은군의 문화관광해설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숲해설가로 근무하면서 보은군의 문화관광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보은군문화관광해설사의 역할은 고향이 보은인 저로써는 보람된 일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37년 동안 교단에서 교과서에만 의존하던 교육자의 모습에서 자연환경과 문화, 관광에 대한 해설사로써의 직업은 일에 대한 보람뿐만 아니라 고향에서의 삶을 더욱 값진 삶으로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학창시작부터 시골에서 태어난 저로써는 4-H 활동과 충북대학교 재학시절 4-H 지역사회개발부장을 맡으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 대한 활동은 자연스럽게 인식되었고 맡은 바 책임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교단 재직시절 세계 잼버리 보이스카웃 경진대회를 맡았던 경험과 4-H 지도교사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역할을 강조하였고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는 어떤 위치, 어떤 상황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생활했습니다.
올해 보은읍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배움은 끝이 없고 평생 배움의 기회를 통해 개인의 삶과 지역사회를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8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저녁시간에 운영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갖고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배음과 직장생활이라는 이유로 고향을 떠나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너무나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인구가 줄어 일할 사람이 없어 예전의 품앗이 풍습은 없어지고 각박한 고향에서의 삶은 처음 생각보다는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물어봐도 ‘왜 알려고 하는지’ 도리어 반문하면서 쉽지 않은 주민과의 거리감 때문에 주로 혼자 알아보고 찾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귀촌 초년생의 경험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은 문화관광해설사를 하면서 많은 외지인들을 만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외지인들이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고 있으며 보은과 같은 곳에서 집을 짓거나 구해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은은 최고의 적지라고 자랑합니다. 막상 자랑은 하지만 귀농귀촌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상상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합니다. 이런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귀농귀촌인들을 위한 상담을 해주고 싶습니다. 비록 나는 고향이어서 좀 쉽게 정착할 수 있었지만 보은의 실정을 모르고 막연한 생각만으로 귀농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보은군 차원의 귀농귀촌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실질적인 주민과의 소통, 농작물의 선택, 퇴직했지만 일자리가 필요한 귀촌인들을 위한 보은군의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하고 조언할 수 있는 귀농귀촌인들을 위한 상담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하루가 바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꼭 해보고 싶습니다.”
송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퇴직은 쉼표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의 원로로 대접받기 보다는 젊은 세대가 하지 못하는 인생의 오랜 경험을 통해 농사꾼이 되기도 하고 보은군의 문화관광을 홍보하는 해설사로써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젊은 세대 못지않은 주인공이 되고 있었다.
/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