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행사장 다 그렇지

1999-10-23     보은신문
10월에 접어들면서 군내 문화행사를 비롯 각 단체들의 연례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행사를 할 때마다 주최측에서는 정치인과 기관 단체장들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의례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초청장을 받을 정치인과 기관 단체장이라면 의사에 관계없이 얼굴내기는 물론 봉투를 준비하는 것은 관행처럼 되어왔다. 일부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은 축의금 등을 금지 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둔 후보자라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얼굴 알리기와 주최츨을 격려하는 인사말 정도는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

최근 군내에서 치려지는 문화행사장마다 개막식을 거행하고 있는데 진행순서중 빠지지 않는 것이 축사와 격려사를 비롯 참석한 기관 단체장의 눈치를 살피며 인사말이라도 시켜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단순한 인사소개도 누구는 하고 누구는 빠지면 바로 본부석에 연락돼 행사중간에도 소개하는 모습은 보는이로 하여금 짜증스러움과 행사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린 느낌을 들게 한다.

축하와 격려사에 이어 다시 인사말이 이어지고 이것도 부족해 참석한 기관단체장을 일일이 소개하면서 인사말이 이어지는 행사장의 모습은 이제 막을 내릴 때가 아닌가 싶다. 행사는 소수 정치인과 기관단체장의 낯내기 장소가 아니고 낯내기 장소에 박수를 치기 위해 동원된 관객 또한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난 17일 속리산 잔디광장에서는 「속리산 민속축제」개막식이 거행됐다.

행사시간은 다가오는데 관객은 없고 초청된 외부인사를 비롯 기관 단체장들은 자리를 가득 채웠지만 썰렁한 관객은 군내 행사장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에서 행사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철저한 홍보전략을 통해 관객의 참여를 우도할 수 있는 사전계획이 정치인과 기관 단체장에게 보내는 초청장 보다는 우성 챙겨야 할 일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도 이제는 초청장을 보내고 정치인, 기관단체장의 참석 여부에 관계없이 준비된 식순에 의해 간략하고 지루하지 않는 행사진행을 요구하는 바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행사에 관심있어 찾아온 관객들의 입에서 “시골 행사장 다 그렇지”라는 말이 이제는 사라질 때도 되지 않았는지…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