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추, 지속가능한 전략이 없다

2014-09-04     나기홍 기자
본보가 지난 6월 12일부터 6회에 걸쳐 ‘보은대추 진정한 명품으로 가는 길’에 대한 기획보도를 한 후 많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올해 보은지역 대추생산은 양이나 품질 면에서 대추 명품화 사업이후 최고의 작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보은대추는 생산량이 경산대추에 이어 전국 2위이지만 국민적 선호도는 ‘대추는 과일이다’라는 전략에 힘입어 전국 최고의 품질과 명성을 얻고 있는 명품농산물로 자리했다.
그러나 타지역 생산지들도 생대추 판매에 뛰어들고 있어 보은대추는 새로운 경쟁에 부딪치고 있는 만큼 보은대추산업의 새로운 전략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일본의 세계적 기업들이 뿌리 채 흔들리며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손자병법의 ‘전승불복’의 구절이 떠오른다.
변화가 빠른 시대다. 이루어놓은 성과에 연연해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보은대추의 명성은 사라질 수 있다.
지난 9년간 대추명품화라는 새로운 도전은 농가소득의 효자 노릇은 물론 보은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그러나 보은대추산업의 명품화를 이끌어 가는 보은군과 혁신 주체들은 조만간 닥칠 문제점들을 직시하지 못하고 안주하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

현재 보은대추산업의 전반적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지난 9년 전의 대추산업의 전략전술이 지금까지 변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은대추 생산기술 및 품질은 우수한 반면, 생산조직화, 유통체계, 마케팅 미흡, 가공상품 개발 등 수많은 개선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추생산은 그동안 행정기관의 주도적인 예산지원에 힘입어 전국비가림시설 90%점유, 생산자 개별생산시설 활성화로 고품질 향상과 시장가격을 주도해왔다. 그러한 반면에 유통은 생산물량의 80%가 농가의 개별직거래이며 농협, 임협 등을 통한 계통출하가 미흡하여 통합마케팅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공동생산, 공동판매의 통합마케팅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보은대추의 명품화는 지속되기 어렵다.

가공 방향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대추즙, 대추막걸리 이외는 특별한 가공상품이 없다.
대추의 새로운 가공품을 개발하지 못하면 더 이상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다.
지난 9년간 대추산업에 지원된 전체 예산 중 대추가공에 대한 R&D에 대한 예산은 미비한 실정이다. 또한 생대추 저장기술개발에 대한 관심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대추육성사업 초기에 적극성을 보였으나 시들해진지 오래다.
무한한 노력과 지원 없이는 새로운 도전과 승리는 불가하다.
조직면을 살펴보면 대추생산자연합회가 존재하나 개별유통으로 인한 단결력이 부족하다.
생산에 비해 유통마케팅 전문화 또한 부족하다. 대추선별기를 개별지원하므로 생겨난 문제점과 농산물 마케팅의 공동생산 공동판매 기본원칙을 무시한 사례가 발생된 것이다.

보은대추는 옛 명성에 의한 지리적 표시 획득 등 인지도 등은 높다.
앞서 지적된 유통, 가공, 조직 등의 개선이 시급하며 대추명품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전술이 보은군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힘이 될 것이다.
이제 보은대추는 대추축제 현장에서의 생대추 판매로는 한계가 있다.
보은대추의 생산, 유통, 가공에 대한 새로운 중장기 비전이 제시되고 시행되어야 하지만 보은군에서는 2011년 처갓집벌초 하듯 한 용역보고서의 틀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민선5기와 6기에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스포츠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민선4기에 이룬 보은대추의 명성과 성과를 미래 먹거리로 성장가능케 하는 것 또한 그 못지않게 중차대한 일이다.
군수가 재선되고 충북도 농산물 유통의 최고의 수장인 원예유통과장이 부군수로 전입한지 1년이나 지났다. 보은군의 변화와 발전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