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의 그윽한 향처럼 넉넉한 추석되길
송이 요리 곁들인 차례상, 보름달처럼 마음도 풍요롭게
1999-09-18 곽주희
최근 들어서도 거의 전량이 수출되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국내에서 맛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송이가 귀하게 대접받게 된것은 솔향이 은은히 밴 독특한 향기와 담백한 맛, 지방함량이 적고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준다는 효능 때문이다. 송이균은 소나무 뿌리의 가장 끝에 있는 가는 뿌리에 붙어살면서 소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으며, 땅에서 무기양분(수분과 양분)을 흡수해 그 일부를 소나무에 공급한다. 송이균은 이렇게 소나무와 공생하면서 특수한 서식지 환경에서 버섯을 만드는데 생육조건이 까다로워 다른 버섯들처럼 인공재배는 불가능하다.
송이는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땅속에서 나오기까지 약 2주동안 15~19℃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로 인해 9월 초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한달반에 걸쳐 발생하는 버섯은 송이 뿐이다. 군내 송이가 나는 곳은 산외면 신정리, 회북면 고석, 쌍임리, 속리산 일원, 외속리면 서원리, 수한면 거현리등 산간지역에서 많이 나오며, 인근 경북 상주군 화북면 용화에서도 보은 임협으로 수매하러 온다.
군내 송이 주산지인 산외면 신정리와 내속리면 사내리 주민들은 9월초부터 군·법주사와 입찰계약을 체결해 송이버섯 채취작업에 나서 입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임협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송이버섯 수매에 들어가 16일 현재 상품 1kg당 20여만원에 하루 평균 40kg정도를 수매하고 있다. 임협에 따르면 현재 수매량은 지난해 평균 수매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매가는 조금 올랐으며, 가을들어 강우량이 많았고 기온도 적절해 올해 지난해 생산량 470kg보다 늘어난 800kg정도를 예상, 10월 중순까지 수매할 계획이다.
송이요리
미식가들에게 가을은 뭐니뭐니해도 자연송이의 계절이다. 땅에 서리가 앉기 시작하는 이맘때 수령 20~26년 사이의 소나무 잔뿌리에서만 발아한다는 송이. 한번 난 자리에는 절대로 다시 나지 않고 부자지간에도 서식장소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귀하게 여겨지는 귀족 버섯이 종이다. 자연송이로 연출하는 요리의 세계는 무한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독특한 향과 쫄깃쫄깃한 맛, 풍부한 영양이 어떤 음식과도 풀륭하게 조화를 이룬다. 소금물에 담갔다가 석쇠에 살짝 구워 참기름에 찍어먹기만 해도 천하 별미다.
송이는 특유의 향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가장 좋은 요리법으로 송이보다 강한 향이 나는 재료만 피한다면 한식, 일식, 중식등 어떤 분야에도 손쉽게 응용할 수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올해 추석제사상에 송이버섯탕이나 송이버섯튀김등 송이가 들어간 요리로 차려 그윽한 향과 같이 넉넉하고 풍성한 명절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군내에서 송이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내속리면 사내리 금바우식당(☎ 543-5091)의 송이백숙요리를 꼽을 수 있다. 1인분에 2만원이다.
송이 조리 및 보관
송이를 씻을 때 솔로 흙을 털어내거나 흐르는 물에 손으로 비비지 말고 살짝 씻어주는 것이 원칙이다. 신선한 향을 그대로 유지한채 조리하기 위해 서다. 조리할때도 오래 삶거나 끓이면 향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되도록 살짝 익혀야 하고 마늘이나 파, 후추같은 향신료는 많이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골같은 음식을 만들땐 반드시 뚜껑을 덮은 뒤 끓여야 향이 날아가지 않는다. 송이는 수분함량이 50~60%일 때 1분에 70~75회 정도 숨을 쉰다. 이렇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해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 주어야 계속 숨을 쉬며 신선한 상태다 유지된다. 오래두고 먹으려면 비닐봉지나 팩에 씌워 진공포장한 뒤 영하 ℃이하의 급냉실에 보관해 둔다. 요리할 때는 진공포장 상태로 물에 담그어 녹인다음 10분안에 요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이 구별법
국내산 송이버섯은 갓과 자루 끝에 흙이 묻어 있는 것이 많고 신선하며 고유의 향기가진하다. 반면 외국산 송이버섯은 갓과 자루끝이 깨끗하고 자루가 약간 물렁하며 신선도가 떨어지고 향도 덜하다. 송이 풍년처럼 모든 가정이 풍성하고 넉넉한 추석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