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기전에…

1999-09-18     보은신문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풍성한 가을을 맞는다. 끝없이 펼쳐진 가을 들녘에는 풍성함을 알리듯 바람에 흔들리는 황금들녘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든다. 며칠 있으며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는다. 추석을 맞기전에 조상의 묘를 찾아 잡초를 깎고 말끔히 다듬는 벌초는 민간의 아름다운 풍습이다.

초목의 성장이 멋게되는 24절기중 처서가 지나면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하는 후손들의 모습은 조상에 대한 당연한 도리로 생각하고 의례적인 행사가 되어왔다. 이처럼 풍성하기만한 추석이지만 아직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생활형편과 불우한 환경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도 무성한 잡초에 덮혀있는 묘를 볼때마다 후손이 누구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에 앞서 뭔가 사연이 있겠지하는 생각이 든다.

생활이 넉넉하다면 어찌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하는 것을 잊고 있겠는가. 생계에 바뻐조상의 묘를 찾지 못하는 후손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는가라는 생각이 앞선다. 또 추석만 다가오면 더욱 슬퍼지는 사람들이 있다. 정상적인 가정환경이라면 어찌 추석이 기쁘지 않겠는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불우이웃, 소년소녀 가장등 우리가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풍성한 한가위라고 흥청거릴 때 주변 어려운 이웃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추석은 먹고, 마시고, 흥청거리는 낭비를 부추기는 풍성함이 아니라 땀흘려 가꾼 오곡백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차레가 끝난후에 식구들과 함께 각기 자신이 행한바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어려운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풍성함을 조금이라도 나눠주면서 추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겠다. 추석은 다가오는데 아직도 벌초를 하지 못한 다른 조상의 산소가 있다면 넉넉한 마음으로 벌초를 해주면 들녘만 풍성한 것이 아니라 마음도 풍성한 추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