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희생자 추모 및 재난대응시스템 혁신 촉구 성명서
2014-05-08 보은신문
수학여행을 떠나던 학생들의 부푼 꿈이 이렇게 절망으로 바뀐 기막힌 현실 앞에 우리 지역신문인들은 안타까움과 슬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전자, 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를 포함한 첨단산업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해 왔고, 통합전자정부, IT 산업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 자만에 가까울 정도로 자랑해 왔습니다만 막상 여객선 하나가 침몰하는 재난상황이 도래하자 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안전지침도, 초기대응도, 구조작업도, 정부의 합동대처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우리는 세월호와 함께 국가시스템 전체가 침몰하는 상황을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세월호 선주도, 해경도, 중앙재난방재본부도, 대통령도 그 어느 기관도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현실 앞에서 참담하다 못해 차라리 이 땅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과 300여 명의 꿈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세월호의 침몰은 규제 완화와 비정규직 양산, 전관예우라는 관경유착 등이 빚은 총체적 부실이 가져온 비극이자 부조리 그 자체입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가 이러한 부조리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세월호가 국가시스템을 완전히 파탄시킬 것입니다.
우리 지역신문인들은 다시 한번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을 위로하며, 다시는 이러한 대형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당국이 근본적인 재난대응시스템을 혁신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갖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아울러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우리 지역신문인들에게도 일정책임이 주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4년 4월 28일
(사)한지협 경북협의회 전북협의회 충북협의회, 충남지역신문협의회 회원사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