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암리 백송 후계목 선정의 아쉬움

2014-04-10     박진수 기자
지금으로부터 10년전 보은읍 어암리 백송이 고사되어 더 이상의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를 잃고 방치되어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보은군에서 어암리 백송 후계목 7그루를 키우고 있다는 허모(46)씨를 찾아 기존 백송과 수형이 가장 유사한 30년생을 지난 5일 정상혁 군수를 비롯 지역 주민들과의 뜻 깊은 식목행사를 가졌다.
이 보도가 나간 후 본보로 문의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진짜 어암리 백송의 후계목이 맞냐” 는 내용이었다. 이런저런 구구절절한 내용상 한번 확인할 필요는 있었다. 보은군청의 담당자를 통해 백송이 있었던 보은읍 금굴리 농장에는 후계목과 비슷한 수형이 있는 백송 1~20년생등 다양한 6그루가 심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관리인이 없어 현재 금굴리에 식재된 백송이 7그루중 나머지 후계목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인근 금굴리 주민 어느 누구도 누구의 농장인지, 농장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인근 하우스 농사를 짓는 주민에 따르면 가끔 찾아와 나무전지와 물을 주고 가는 모습만 보일뿐 주민과의 소통은 전혀 없었다. 농장 역시 백송 뿐만아니라 수십종의 조경수를 옮겨 조성한 농장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어암리 백송의 후계목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다시한번 후계목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백송 후계목 제공자인 당사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는 이랬다. “청주농고 임과에 재학시절 정이품송, 정부인송, 어암리 백송등을 견학할 기회가 있어 이때부터 씨를 채취해 발아시켜 키웠다” 며 “임업 관련 직장을 다니며 개인적으로 다른 정이품송 및 정부인송은 성공하지 못하고 당시 어암리 백송의 씨를 받아 발아시켜 7그루를 키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정황에 대해 한 나무 전문가는 “백송이 3~40년되고 수형이 어암리 백송과 수형이 비슷한 나무는 전국 각지에 많다” 며 “적어도 어암리 백송의 후계목이라면 언제, 어디서 키웠으며 어암리 백송의 후계목이라는 지역연고 및 성장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야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는 주장이다.
특히 후계목 제공자에 대한 인적사항등 세부적인 내용이 명문화되어 어암리 백송에 대한 가치를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백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문화자산의 가치를 이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항간에 떠도는 후계목에 대한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개인적인 관심으로 20여년 동안 보은에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소나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정이품송, 서원리소나무(정부인송), 어암리 백송등에 대한 후계목(자목)에 대한 보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현재 보은관내에는 어암리 백송의 후계목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1999년 보은군보건소내에 1974~75년 보은농고 임과에서 어암리 백송의 씨를 받아 키운 40년생이 자라고 있으며 보은읍 성주리 이규식(72)씨가 개인적으로 키운 40년생이 자라고 있다. 이외에도 어암리 백송의 후계목이라는 나무는 보은을 떠나 여러 곳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던 어암리 백송이라는 점에서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실효성 문제로 밝히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 5일 식재된 어암리 백송 후계목이 분명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산림관련 기관의 인증 및 혈통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등을 보완해 후대 부끄럽지 않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신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보은의 정이품송 후계목이 전국에 퍼져 충북도와 보은군의 브랜드가치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