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진 할머니의 빛나는 졸업장
74세에 초등학교 졸업의 꿈 이뤄
2014-02-20 나기홍 기자
임 할머니는 19일 동광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주위의 축하 속에 졸업장을 받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임 할머니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문턱조차 들어서지 못하고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한을 고희를 훌쩍 넘기고 서야 푼 것이다.
1939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임 할머니는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다가 2008년 이 학교의 특례 입학생으로 늦깎이 초등학생이 됐다.
입학할 때만 해도 손자 손녀보다도 어린 꼬마들과 함께해야 하는 정규 학업과정을 제대로 소화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임 할머니는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구구단을 외고, 일기도 쓰는 모범 초등학생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해 갔다.
운동회가 열리는 날에는 어린 새싹들과 함께 늙어 둔해진 몸이지만 아랑곳 없이 열심히 달리기도 했다.
며느리뻘 되는 여교사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얼른 줄을 서고, 손자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리는 동안 어느새 6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반 학생들은 할머니라고 부르기도 어색하고, 친구라고 부르기도 난처해 '반장'이라는 호칭을 붙여줬다고 한다.
학교측에서는 입학 시 가방과 학용품을 지원한 것은 물론 임 할머니가 건강하게 6학년을 무사히 마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학교의 지원 속에 임 할머니는 방과 후 도서관에 남아 공부도 하고, 여러 책을 빌려가 집에서 읽을 정도로 학업에 열중했다.
동광초등학교는 감격의 졸업장을 받아 든 임 할머니에게 특별상을 수여하며 졸업을 축하했다.
임 할머니는 "몸이 아프고 암기가 잘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해 글을 읽고 쓰면서 즐거움을 느꼈다"며 "영광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대해준 손자뻘의 급우들과 잘 가르쳐 준 선생님들이 너무도 고맙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나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