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날에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의 시

2014-01-02     장 은 수
새해 새날은
속리산으로부터 온다.
눈꽃을 털어내고 해 앞에 선
마가목가지에서 까치가 세상을 깨운다.

보라!
동해의 파도가 밀어 올린 햇덩이 앞에
첫새벽 문장대에 올라 너를 맞는다.
긴 동면의 말馬이 갈기를 툭 툭 털고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
빛과 빛이 구병산도 금적산도
아득히 어둠을 걷어내는 말발굽소리
얼어붙은 만수계곡에 실 같은 물이 흐르고
남과 북이 미소를 한데뭉친 뜨거운 해가
너와 나의 가슴에 얼음장을 깨는 소리

삼년산성에 개나리가 활짝 피고나면
탱탱한 보은대추 다투어 눈을 뜨고
황토사과, 황토배도 나무마다 달덩이처럼 걸리고
고구마도 토실토실 그 꿈을 안으리라
황금물결 보청천 따라 보은평야 굽이치리라

새해 새날은
속리산으로부터 온다.
나무들은 일제히 태양을 향해
나뭇가지 곧추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