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사냥, 구병준령의 환상 만끽
여름휴가 보은으로 오세요(2) - 구병산
1999-07-31 송진선
구병산은 호서의 소금강인 속리산에서 떨어져 나와 마로면 적암리와 경북과의 도계에 웅장하고 수려한 아홉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다. 구병산은 주말과 휴일 가릴 것 없이 산악인들이 많이 차조 있는데 최근에는 구병산과 속리산을 잇는 충북 알프스를 개발, 특허까지 낸 산행 구간이어서 전국적으로 많은 산악인들이 찾고 있다. 더욱이 황토목욕이나 찜질을 하고 난 후 등산을 하면 근육이 뭉치지 않고 살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구병산 황토욕 등산이 유명명세를 치르고 있다.
구병산을 찾는 길은 크게 국도 25호선과 연결돼 마로면 적암리에서 오르는 것과 속리산 진입도로변에서 빠져나가 내속리면 구병리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우선 적암리로 오르는 길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혼자서 산행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산행안내도가 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어 쉽게 등산로를 찾을수 있는 구병산을 등산하기에 앞서 서당골 농원을 둘러보자. 가족단위의 피서를 할 수 있도록 방갈로가 있고 직접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꾸며진 서당골 관광농원 등에 짐을 풀고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식사부터 해결한다.
음식 준비가 안될 경우 농원 안에 식당이 있으며 서당골 농원입구에 가든이 위치해 있어 토종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식사를 해결햇다면 농원주변을 산책하며 정결에 빠져보자. 휴양림을 거닐며 여독을 풀고 풀향내 나는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이름모를 산새 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산들 바람을 쏘면 무아지경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동행했다면 풀장에서 수영을 하고 사슴농장에서 동물들의 습성을 배우게 하고 두충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밤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날이 흐르지 않은 밤에는 천문대에 올라 별자리도 관찰하고 천체 관측 기구를 관람하는 등 자연과 우주를 탐구하는 시간도 갖게 한다. 이렇게 휴식을 취하고 가볍게 몸을 풀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구병산을 등산하면 된다. 마을 끝자락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이뤄지는데 경사가 급해 오르는 동안 땀을 비오듯 흘린다. 숨이 목구명까지 차오를 때쯤되면 쉬었다 가라는 뜻인지 잘 다음어놓은 쉼터가 나온다.
절골의 절터, 수질검사 1급수가 나온 약수터도 있다. 목을 축이기 위해 한 모금 찬물을 넘기면 어느새 찌든 더위며 땀으로 배인 옷이 시원해진다. 다시 짐을 꾸린 후 더욱 가파른 산 허리를 타고 올라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몸을 붙여 정상에 올라서 산아래 펼쳐진 풍경속에 바져있다 보면 그동안 산행하면서 겪은 고생은 어느새 다 잊고 희열만 남는다. 내속리면 구병리에서의 등산길은 적암리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짧다. 해발이 높기 때문이다.
마을의 몇몇 집에서 민박을 하기 때문에 여장은 이곳에서 풀고 이열치열이라고 등산을 하면서 여름사냥에 나서면 된다. 70년대 겨우 새마을 사업을 한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다 사람들의 인심까지 후해 구병리는 도시민들에게는 누구나 고향같은 아늑함과 편안함을 준다. 해발고도가 높은 관계로 한 여름에도 선풍기 바람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로 한기를 느낄수 있다.
특히 내속리면 쪽의 구병리에는 마셔도 좋을 만큼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이 있다.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미리 계곡 물에 담가둬 시원해진 수박을 쪼개 먹으면 더할 나위없는 피서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을 내서 마을의 맞은 편의 산 중턱에 있는 약탕물을 한모슴이라도 마시면 그동안 고생했던 위장병도 한 번에 낫고 그 옛날 문둥이 병을 앓던 환자가 이 물을 마시고 씻은 듯이 나았다는 설이 있어 피부병을 앓고 있다면 큰 효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아래에는 흑염소 전골과 전통주인 송로주를 맛볼 수 있는 아담한 식당이 있다. 푹고아 고기가 연하고 국물도 담백한 전골에 나물반찬이 전부여서 주인 내외는 소찬이라고 하지만 도시민들에게는 토속이 묻어있는 성찬이다. 여기에 더해 주인이 직접 제조하고 있는 전통 민속주인 송로주를 곁들이면 세상은 다 내것이 된다. 돌아오는 길에는 바라만 봐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호수와 추억과 여유를 가슴 가득 담아오면 올 여름 무더위를 날 수 있는 비법 중의 비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