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다사다난했던 2013년 보은군에 어떤 일들이

2013-12-26     보은신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13년이 서서히 끝자락을 붙잡고 있다. 계사년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12월 달력도 곧 넘어가 2014년 1월 새장이 열린다. 가는 해를 거울삼아 다가오는 새해에는 큰 도약, 큰 결실을 맺는 새로운 해가 되길 기원하며 올 한해 보은에서는 어떤 이슈들이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 10대 뉴스를 선정해 짚어본다.


대추축제 뜨고 속리산유통 지고
대추축제와 (주)속리산유통은 이향래 전 군수가 시작하고 정상혁 군수가 바통을 이어받은 사업. 올해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대추축제는 대박을 터뜨린 반면 속리산유통은 쪽박을 찼다.
대추축제는 화려하게 성장했다. 생대추는 과일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재배면적도 1000㏊를 훨씬 넘겼다. 생산량도 나날이 증가 2000톤 가깝게 성장했다. 재배농가 또한 1500농가 이상이 대추와 인연을 맺으면서 올해 보은군은 대추축제 기간 동안 행사장에서만 대추판매 38억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대추축제와는 대조적으로 속리산유통은 문을 내렸다. 2009년 야심차게 출발한 속리산유통은 매년 적자를 기록, 총자본금 46억원의 88%를 잠식당하고 청산됐다. 초기 서울매장 구입 등 과잉투자로 인한 운영자금 부족, 팔 농산물 부족, 전문성 부족, 정부자금 변경, 대주주인 보은군 경영 미 참여 등 여러 분석들이 나왔다. 속리산유통은 이향래 군수의 퇴임과 운명을 함께 한 셈이다.


박덕흠 의원 입지공고… 공천경쟁 후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던 새누리당 박덕흠 국회의원이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박 의원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대전고등법원은 지난 8월 박 의원에 대한 원심판결 가운데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공소사실 전체를 무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운전기사에게 건넨 1억 원을 불법 선거운동 사실을 폭로하는 것을 무마하기 위한 대가로 보지 않고 퇴직위로금으로 받아들였다.
박 의원의 위치가 공고해지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조준한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공천 경쟁이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박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경선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내부인사든 외부인사든 문을 열어놓고 경선을 원칙으로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민주적 절차에 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의원의 발언은 항간에 떠돌던 특정인 내정설을 차단하면서 당내 혼선과 편 가르기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상혁 군수 민주당탈당…연대설 솔솔
정상혁 군수가 기초지방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정 군수는 지난 7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가 공약한 정당 공천제 폐지를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정 군수는 "선거 때마다 공천비리로 얼룩진 기초지방선거 정당 공천제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크게 훼손해 왔다"며 "국민의 뜻이 공천제 폐지를 원하고 있으니 이에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탈당배경을 설명했다.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지 않는다면 당을 다시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재입당을 일축했다.
그런데 요즘 ‘박덕흠·정상혁 연대설’이 솔솔 흘러나오면서 진위 여부 및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소속으로 민주·새누리 후보와 3파전을 벌이기보단 새누리 후보로 출마, 2파전으로 나서는 게 정 군수에게 유리하다는 배경 때문에 박덕흠·정상혁 연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경비보조 ‘빈익빈’
내년부터 재정형편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를 제한함에 따라 교육경비 지원에 제동이 걸렸다. 내년부터 초중영어캠프 등의 프로그램이 꽃을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지게 됐다.
보은군은 2014년도 교육비보조사업 예산을 올해 지원한 19억여원보다 9억7000여만원이 준 9억6600여만원을 편성했다. 교육경비를 지원받아온 교육청은 방과후학습, 초등돌봄 교실, 영어거점프로램 등의 시행 중단을 예고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시·도 기획관리실장 회의를 열어 인건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교육경비 보조금 예산을 편성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안행부의 교육경비 보조 제한 지침의 근거는 대통령령인 `시·군 및 자치구의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 제3조 제3호. 이 규정에는 `당해 연도의 일반회계 세입에 계상된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총액으로 당해 소속 공무원의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 보조금을 교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보안등 사업은 검찰 수사 중
보은군이 올해 추진한 보안등 교체 사업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람은 자격증을 불법 대여한 7명과 사업 계약을 따내기 위해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 대표 2명과 공무원 등 16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군수도 공공기록물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자칫 내년 지방선거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주지검에 따르면 보안등 사업과 관련 지역 업체로부터 향응과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보은군청 공무원 등을 최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정 군수가 특정업체를 선정할 것을 지시했는지 여부와 향응과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보은군이 48억7000만원에 달하는 보안등 교체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계 공무원과 특정업체간 유착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소방서 설치, 보건소 및 장애인회관 신축
2014년까지 보은소방서가 들어선다. 충북도는 보은군 등 3개 군에 총 사업비 70억 원을 투입해 소방서 설치를 추진한다. 그동안 소방안전 수혜부족에서 균등한 소방안전복지의 실현과 현장소방대원의 안전관리 강화를 비롯한 다양한 재난발생 환경에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다.
보은읍 삼산리와 이평리를 연결하는 '보은대교'가 준공됐다. 동다리 1개소로만 통행하던 교통량이 분산되고 있다. 2013년 1월 착공한 보은대교는 10개월 만에 완공됐으며 총 8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길이 111m, 넓이 16m의 보은대교는 교량 양편에 3m 폭의 보도 및 자전거도로가 포함된 2차로로 보은의 랜드마크가 됐다.
아울러 보건소 신축으로 주민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보건서비스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축중인 보건소는 총 53억이 투입된다. 4550㎡ 부지에 연면적 2,398㎡의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본관과 연면적 449㎡ 규모의 별관(지하 1층, 지상 2층)이 각각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회관 건립이 추진 중이어서 장애인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농협 수난시대
남보은농협은 상임이사 선출 과정에서 돈 봉투가 오갔다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남보은농협은 상임이사를 두 번 모집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세 번째 시도도 돈 봉투 살포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내년 초 열리는 총회에서 상임이사에 대한 대의원 찬반 투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은농협도 불법농지전용으로 눈총을 받았다. 보은군은 성주리 보은농협 본점과 점포에 대해 당초 건물용도대로 대추 유물전시관 등으로 원상 복구할 것을 지난 5월 명령했다. 하지만 보은농협은 불가피한 여러 사정을 들어 원상복구 시일을 내년 9월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보은지역 금융기관들이 돈은 넘치는데 대출해줄 곳이 없어 경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금리 추세 속에 보은지역 금융권이 예대비율 감소로 수익창출에 난항을 겪으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한 금리하락에 따른 각종 기금 운용도 탈출구가 보인지 않는다. 대표적인 보은군민장학회의 경우 금리가 줄면서 내년도 장학사업을 축소했다. 마로신협은 이사장이 변고를 당하면서 보궐선거를 실시해 새 이사장을 선출했다.


동부산단 몽땅 분양…LNG발전소 유치 무산
보은군은 장안면 봉비리 일대 69만1000㎡ 부지에 조성한 동부산업단지에 플라스틱 사출기 제조업체인 ㈜우진플라임을 유치했다. 동부산업단지 전체를 통째로 분양한 우진플라임은 2018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우진테크노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우진플라임 유치로 인접한 삼승면 우진리의 보은산업단지(128만㎡) 분양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은 1단계로 58만 9000㎡를 우선 개발할 계획인데 우진플라임의 협력사 10여 곳이 입주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보은군 유사 이래 최고사업비 1조여원대의 자금투입을 예상한 LNG발전소 선정에 대한 기대와 소리만 요란했을 뿐 유치에는 실패했다. 발전소 건립을 지역성장의 동력으로 본 보은군은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지만 개발과 보존에 대한 시각차 극복이란 숙제만이 돌아왔다. 유치과정에서 강인향 반투위위원장 및 반투위위원 3명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행위로 징역 6~10월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름 남긴 대추군수...추모비 건립
대추군수가 추모비를 통해 이름을 남기게 됐다. 비록 흠집은 있었지만 헛된 삶을 살지 않았다는 평가다. 농촌지도자보은군연합회 농업경영인보은군연합회 여성농업인보은군연합회 생활개선보은군연합회 보은군4-에이치본부 보은군4-에이치연합회 등 농민단체가 이향래 전 보은군수의 추모비를 건립했다. 지난 9월 24일 1주기에 맞춰 ‘보은대추를 명품화한 업적과 평생 농촌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뜻’을 기려 고인의 묘소 앞에 가로 80㎝ 세로 250여㎝의 추모비를 세웠다.
추모비건립추진위원회 전광수 위원장은 “농업발전은 물론 보은발전에 남긴 고인의 큰 업적을 생각하면 시내 좋은 곳에 세워야하지만 외진 묘소 옆에 세우게 된 점 회원들이나 유족께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이향래 전 군수님의 업적을 잊지 않고자하는 소중한 우리들의 마음만은 기억해 달라”고 했다. 이향래 전 군수의 장남 현민 씨는 “베풀어주신 큰 은혜 잊지 않고 고향 보은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으로 모든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인사했다.


군의회, 행정사무감사 통해 위상 강화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 등 보은군의회 정기회가 한 달간의 숨 가쁜 일정을 보냈다. 6대 군의회 들어 4번째이며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이기도한 이번 감사에는 이달권 의장을 제외한 7명의 의원들이 16개 실과소를 대상으로 41건의 질의를 던져 1년 동안 보은군이 추진한 일들을 짚었다. 이 결과 집행부로부터 87건에 대해 조치를 이끌어냈다. 또 의회 역사상 처음 예산심사를 하면서 예산을 증액시키기도 했다.
보은군의회는 무엇보다 이번 정기회를 통해 그 기능과 권한을 한층 강화시키면서 켰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법 제39조(지방의회의 의결사항) 1항 8호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의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 조문이 위력을 발휘했다.
보은군의회 이달권 의장은 “전문가 초청 연수를 통한 행정사무감사 기법과 예산안 심의 요령을 교육받고 집행부에 대한 군정에 관한 질문, 행정사무감사 등에 임해 정책이 올바르게 추진 될 수 있도록 시정과 주의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박범출 부의장은 “임기 마지막 감사였기에 의원들이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열성을 다한 감사였다”고 평가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