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불우이웃을 돌아볼 때다
2013-12-19 최동철
가는 해가 회한뿐인 사람도 있고 만족 성취감에 도취됐던 행복한 사람도 있다. 오는 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갖고 계획을 짜는 사람도 있고 의지마저 꺾인 채 여생의 대부분을 체념해 버린 불우한 사람도 있다. 특히 불우한 사람들에게 있어 지금의 시기는 너무도 춥다.
그래서 지금은 조금이라도 나은 상황에 있는 이들이 자신보다 못한 주위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자선의 때인 것이다.
자선이란 일반적으로 남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종교 윤리적 측면에서 비롯된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인 은혜일 수도 있고 단순한 이웃 간 인정일 수도 있다.
종교를 신봉하는 신앙인들은 소외계층 돕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종교에 있어 자선은 선을 행하는 실천덕목으로 매우 중요시한다.
구세군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자선냄비를 통해 소외계층을 돕는다. 가톨릭은 박애주의 실천을 추구하고 기독교는 베품 못지않게 동기의 순수성을 중시한다. 또 불교는 베푸는 자와 받는 자 양쪽 모두를 평등관계인 자타불(自他佛)로 본다. 유교에서는 개인의 선덕이 곧 가정과 국가를 다스리는 원리가 된다고 하였다.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는 기업이나 재산가도 적극 동참하는 것이 좋다.
21세기 접어들어 세계적으로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인도의 타타그룹을 꼽는다. 초소형 저가 자동차 ‘나노’ 등을 판매해 연 매출이 100조원이 넘는다. 삼성그룹이 올해 300조를 돌파했으니 삼분의 일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타타그룹은 수익금의 삼분의 이를 자선활동에 쓴다.
회사가 이러하니 노사 관계도 좋아 분규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 윤리를 창조해낸 라탄 나발 타타는 75세 때인 작년 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후임으로는 아들딸이 아닌 아일랜드계 전문 경영인을 지목했다.
흔히들 ‘윤리적 경영방식으로는 결코 이윤을 추구할 수 없어 기업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타타그룹의 매출은 그가 회장이 됐던 1991년 23억 달러에서 2011년 1000억 달러로 늘었고, 시가총액은 33배 늘어났다. 자선을 함으로써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자선을 행하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한 가지 비밀이 있다. 그것은 남에게 베푼 선을 또 남에게 과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처럼 그저 베품으로 끝내야 한다. 그런데 자기 자랑과 생색을 못 참고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불필요한 말로 좋은 일을 하고도 순수성을 잃고 마는 우를 범한다. 어리석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