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지는 길목에서

2013-11-21     배 옥 자(속리산면)
유난히도 무더운 여름은 지나고
한 없이 낙엽은 떨어진다.

떨어진 낙엽들은 헤어지기 싫어 땅바닥에서도 한데 뭉쳐 뒹군다.

제각기 갈 길을 찾아 가겠지만
낙엽의 몸체는 산산 조각되어
사람의 발에 짓밟히고
바삐 달리는 차에도 짓눌린다.

나무에서 제각기
파랑! 빨강! 노랑!
뽐내더니만 힘없이 떨어져 버렸네!

황혼 길에 들어선 내 인생도
저렇게 떨어져 나가겠지.

서글퍼진다~!
20여년 자원봉사를 한 것 같은데
내 마음 만족하지 못했다.

이 서글픈 마음~!
나이 탓인지?
계절 탓인지?
허무하다.

남은 생애 봉사하며 살겠다고 마음먹지만 뜻 같지 않다.
이제 마지막 봉사는 내 인체를 기증하는 것!
고통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그래서 마지막 내생을 장식하고 싶다.
어느 가을날 정이품송 나무 앞에서 몇 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