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속리산이다

2013-11-14     박진수 기자
가을 단풍철이 막바지를 지나고 있다. 지난 9월말부터 시작된 속리산 단풍열기는 속리산의 화려한 단풍처럼 인산인해라는 말이 가장 적절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의 변화는 올해 들어 속리산 주민들 마져도 놀라게 하고 있다.
침체된 관광지, 낙후된 관광지, 변화가 없는 관광지라는 오명을 생각하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관광객의 증가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여행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주 5일제 시행등 단순히 급증하는 관광객의 추이라고 보기에는 명쾌하지 않은 해답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속리산으로 향했다. 늦은 오후 초겨울 차가운 날씨속에서도 속리산 오리 숲을 걷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시간이 오후 4시경,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하산하고 있었다. 무작정 물었다. 어디서 오셨나요?, 속리산 무엇이 좋은가요?, 속리산하면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에대한 대답은 대체적으로 이랬다. 대전. 대구에서 왔어요, 법주사와 오리 숲이 너무나 좋은데요, 예전의 모습이 그대로 있네요 등이었다.
이러한 대답에는 보은이 접근성이 좋아지고 속리산을 찾는 대다수의 관광객이 대전, 특히 1시간 내외의 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더욱 의미가 있었다는 것은 “제가 수학여행 왔을 때와 똑같은 건물이네요” 이 말은 곧 추억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보은에 업무차 3달전에 내려왔다는 한분을 만났다.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어 속리산과 보은 여기저기를 둘러 보던중 속리산 상가의 모습이 “예전 수학여행 그 모습, 그대로 였다” 라는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지금 우리는 속리산의 보물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고급 숙박시설과 선진화된 관광지에 비해 변화가 없던 속리산이라는 오명이었지만 지금의 관광형태는 변하지 않는 속리산을 그리워하고 추억하며 다시 찾아오고 있다는 중요한 키워드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해외여행을 가면 꼭 가는 코스가 있다. “야시장과 풍물시장, 도깨비 시장이다” 이제 속리산의 변화는 과거 7~80년대를 회상하며 수학여행의 추억과 신혼여행의 낭만이 있는 과거로의 여행을 기획해 보면 어떨까.
국립공원 해제로 정체불명의 농산물과 무질서한 불법 노점상보다는 지역 특산물과 농산물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정돈된 풍물시장을 조성해 속리산의 이미지와 지역 경제에 일조할 수 있어야 한다.
차가운 밤기운이었지만 속리산 오리숲을 내려오면서 코를 통해 온몸 깊숙이 스며드는 소나무 향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속리산의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천년의 숲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속리산은 보은의 보배이며 이 보배를 우리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나부터 일주일에 한번은 속리산 오리 숲을 걸으며 보은에 살고 있다는 행복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