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운명…대추축제와 속리산유통

2013-11-07     김인호 기자
보은대추축제와 (주)속리산유통에는 공통점이 있다. 민선 4기 이향래 전 군수가 심혈을 기울였던 역점사업으로 정상혁 군수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올해 두 사업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대추축제는 대박을 터뜨린 반면 속리산유통은 쪽박을 찼다.
대추축제는 그야말로 화려하게 성장했다. 이 전 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보은군 대표 농산물로 대추를 선택하고 모든 공무원들을 전국에 출장 보내면서까지 생대추 홍보에 열을 올렸다. 마침내 생대추는 과일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목표였던 재배면적도 1000㏊를 훨씬 넘겼다. 생산량도 2007년 이후 나날이 증가 2000톤 가깝게 성장했다. 재배농가 또한 400여 가구에서 1500농가 이상이 대추와 인연을 맺고 있다. 이 결과 올해 보은군은 대추축제 기간 동안 행사장에서만 대추판매 38억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눈부신 성장에는 축제기간도 한몫했다. 정 군수는 돌아다니며 대추를 파는 종전 발상을 전환하고 외지 고객을 안방으로 끌어들였다. 대추축제 기간을 3일에서 열흘로 늘린 점이 주효했다. 혹자들은 열흘이 길다고도 한다. 그러나 외지 방문객이 많은 주말을 두 번 맞이하자면 열흘일수밖에 없다. 대추축제가 금요일 개막해 다음 주 일요일 끝낼 수밖에 없는 절대 이유다. 공무원들이 길어 고생한다지만 삼일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나 열흘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견해다.
대추축제와 대조적으로 설립 초부터 보은군 채무 보증 등 온갖 화제를 몰고 다녔던 속리산유통은 올해 문을 내렸다. 2009년 야심차게 출발한 속리산유통은 매년 적자를 기록, 총자본금 46억원의 88%를 잠식당하고 청산됐다. 설립초기 서울매장 구입 등 초기 과잉투자로 인한 운영자금 부족, 팔 농산물 부족, 농산물에 대한 경영자의 전문지식 부족 또는 방만, 정부지원금 변경내지 축소, 대주주인 보은군 경영참여 미흡 등 여러 분석들이 나왔다.
속리산유통의 파산은 애초부터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를 일이다. 공기업도 사기업도 사실상의 주인도 없는 모호한 점이 있었다. 결국 속리산유통은 이향래 군수의 퇴임과 맥을 함께 한 셈이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