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이에게 행복을 주는 시를 쓰고 싶다"
이하영씨(서울, 외속 장내 출신) 시조시인 등단
1999-07-10 송진선
등단 전에 이미 서울 성북구 주부 백일장에서 장원상을 받은 적도 있었고 시조교실, 문학특강을 받으며 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채워와 결코 이번 그녀의 등단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하영씨는 "꿀이 흐르듯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을 위해 시를 쓰고, 읽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채워 줄 생명의 샘물이고 싶다"는 당선 소감을 피력했다. 한국 시조시인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심사위원 이은방씨(한국 문인협회 부이사장)는 이하영씨의 시조에 대해 섬세함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형상화한 솜씨라든가 삶을 관조하는 마음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고 평했다.
그중
고향집 섬돌 밑엔 오랑캐 꽃 싱긋 웃고/ 앞 여울에 손 담그면 철쭉 물이 들었다/ 실바람 솔솔 거리면 살구꽃비 내렸다/ 친구와 손 우산하고 아롱아롱 걸어가다/ 돌각담 모롱이 쯤 손 흔들고 돌아보면/ 친구의 머리위에는 눈부셔라 면사포
라는 이번 신인상 당선의 대표작 『망향가』는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를 그리고 있다.
이번 등단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얼마되지 않는 시조시인의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놓은 이하영씨는 앞으로 모과 나무와 아이들이라는 시조동인지에도 작품을 내 동인 활동을 하고 각종 문학행사에 참가하는 등 시조시인으로서의 왕성한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그래서 외속 고등공민학교에서 사회생활과 가정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 만나 흙벽돌로 교사(校舍)를 짓는 등 심훈의 상록수와 같은 아련한 사랑을 키워온 남편 조성대 상명대 교수가 이하영씨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는 큰 힘이 되어 준 것 처럼 앞으로도 버팀목은 당연히 그의 몫이다.
그리고 미국유학을 다녀와 상명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상명대, 서울 시립대에 출강하고 있는 외동 딸과 두 아들은 모두 든든한 후원자, 비평자로 나서고 있어 가장 좋아하는 시조시인으로 황진이를 꼽고 있는 이하영씨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