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테니스장은 ‘그림의 떡’

테니스치고 싶어도 조명비 부담에 동호인들 ‘벌벌’
“관리 안 되고 코트 놀릴 바엔 차라리 위탁관리를”

2013-10-24     김인호 기자
보은군체육회장기 테니스대회가 열린 지난 12일 보은군생활체육공원 내 테니스장. 대회사를 하기위해 이곳을 찾은 정상혁 군수가 테니스장 코트 옆에 풀이 자란 모습을 보고 크게 노했다고 한다. 테니스 회원들도 뿔이 나긴 마찬가지. 다음날 보은군 시설관리사업소 직원들이 공휴일임에도 나와 테니스장 주변을 말끔히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쌓여왔던 보은군 테니스 회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보은군이 테니스장 관리는 소홀히 하면서 사용료만 받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비싼 사용료 때문에 저희 회원들이 도저히 테니스를 칠 수가 없어요. 하루 3만원씩만 쳐도 한 달이면 180만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웃 영동이나 옥천은 테니스클럽이 두 개의 코트를 이용하는데 한 달 50만원이면 항상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보은군은 조례만 핑계대고 우리의 의사를 들어주려 하질 않아요. 그렇다고 관리가 제대로 됩니까. 사림이 몰립니까. 테니스장은 관리 안하면 엉망이 돼요. 클레이 코트의 경우 자주 바닥을 다져줘야 하고 하드코트도 비온 후 이용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미끄럼 현상이 발생해 쓸모없게 됩니다. 이렇게 관리할 바에야 차라리 우리에게 위탁을 주던지 그도 안 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사용료를 현실화해주던지 해야 하는데도 요지부동입니다. 벌써 수년째 명목만 테니스장이지 이용객이 없습니다. 이번 체육회장기 대회도 보이콧하려고 했습니다.”
보은군에 문의해봤다. 테니스장이 텅 비어 유명무실해지는 것보다 테니스동호인들에게 위탁을 주던지 조명비를 낮춰 지역주민이 쉽게 접근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냐고. 시설관리사업소 측의 얘기다.
“사용료로 1인 1시간 당 1500원을 받고 전용 사용료로 시간당 평일 1만원 주말 2만원을 받고 있다. 야간에 치면 별도의 조명비가 추가된다. 시간당 하드코트 1만5000원, 클레이코트는 1만원을 전기료로 받는다. 사용료 문제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테니스협회원들과 만나 절충점을 찾아보려 했지만 조명비 문제로 결렬됐다. 이 후 만난 적이 없어 진전을 보지 못했다. 우리의 기본입장은 사용료는 큰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전기료는 공공요금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조명비를 올려 받아야 할 입장이다. 다른 종목과도 형평성을 맞추어야 한다.”
시설관리사업소 관리자에게 다시 물었다. 지난해 테니스장 사용료 징수액과 전기료로 얼마를 지출했냐고. 관계자는 “작년 한해 14만원 수입에 전기료로 대략 1000만 원 냈다”고 응답했다. 테니스장 전기사용료 연간 1000만원 지불은 나이트 시설을 사용하고 냈다기보다 기본전기료 부과성에 가까운 셈이다. 테니스동호인들이 현재 사용하는 자영고 테니스장의 경우 한 달 조명비로 30~40만원을 지출한다는 게 동호인들의 설명이다.
최근 시설관리사업소장으로 부임한 김홍근 실무책임자는 이와 관련 “테니스 회원들이 건의를 해오면 위탁이든 조명료 재조정을 해보던, 조례안을 개정하던지 이들과 머리를 맞되 주민들이 테니스장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보은군 테니스 동호회 관계자는 “보은군이 임대료나 기타 경비를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테니스장을 놀리느니 동호인들에게 관리위탁을 하면 테니스장 관리도 좋고 회원들의 부담도 줄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