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寒露)와 상강(霜降)
2013-09-26 추풍령기상대 김승옥 대장
10월 8일 무렵은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24절기 중 하나인 한로(寒露)이다. 일반적으로 지면 부근의 기온이 영상일 때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결되어 이슬이 맺히지만, 영하로 내려가면 지표면이나 물체에 엉겨 붙어 서리가 된다.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가 바로 한로이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제비가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다는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한로라는 절기는 추워지는 기점이 된다.
한로가 지나고 10월 23일 무렵이 되면 가을철 절기의 마지막인 상강(霜降)이 찾아온다. 상강은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날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서리가 내린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사실 서리는 비나 눈처럼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지면 부근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때 지표면이나 물체에 얼어붙어 나타나는 얼음 결정체가 바로 서리이다.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져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시기가 상강이다. 상강에 관한 속담으로는‘상강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라는 말이 있다. 상강 무렵에는 수확하기 좋은 날씨를 보여 농가에서는 아무 쓸모없던 것까지도 일하러 나설 정도로 바빠진다는 의미이다. 또한 상강에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상강 무렵부터 찾아오는 서리는 농사에 피해를 끼치는 기상현상이다. 서리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첫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추풍령기상대 관측(1935년 시작)이후 첫서리가 가장 빨랐던 해는 1973년으로 9월 28일이었고, 가장 늦었던 해는 2009년으로 11월 20일이었다. 첫서리의 평년값은 10월 24일로 상강 무렵과 거의 일치한다. 서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데 있어서 아침 최저기온과 습도 및 하늘상태와 같은 기상정보를 꼼꼼히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날씨 정보
[9월 날씨 돌아보기]
상순에는 북동지역에서 다가오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 가운데 상층 한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음. 중순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오는 가운데 최저기온이 높았으며, 일시적으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어 기온이 크게 올랐음. 기온은 20.3℃로 평년(20.8℃)과 비슷하였으며(평년대비 -0.5℃), 강수량은 82.4㎜로 평년(95.2㎜)과 비슷하였음(평년대비 87%).
[10월 날씨 내다보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으며, 일교차가 크겠음.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으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음.
상순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받겠음.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음.
중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맑은 가운데 일교차가 큰 날이 많겠음.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으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음.
하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으며, 일교차가 크겠음.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으며,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