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당에서
(성족리 충암 선생 백인당 · 석천암 옛터)

2013-08-14     김국진
뜨거운 바람이
주위를 돌아
소리도 숨죽이고 있다.

빠꼼한 하늘로
쏟아질 줄만 아는 햇살-
가슴 가득 뭉처져 돌돌돌 모여진 사연들

왼 주먹이 가슴치다 오른손마져 머리카락을 쥐어 뜯는다.
소리가 뒤엉키고 고래고래 찢겨져 간다.

하늘은 빗줄기 짠 물인 듯 쏟아붓고
발버둥을 친다.

이끼 낀 돌 틈을 뚫고 솟아오른 파란 잎
웃으며 손짓한다.
수양원 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