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왔다. 대비 태세 돼있는가
2013-06-20 최동철
장마는 오랫동안에 걸쳐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면서 계속되는 비를 말한다. 이 과정 중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호우라 한다. 또 이것이 지형적인 영향 등으로 어느 지역에 집중될 때는 집중호우(장대비)라고 한다.
소나기는 여름철 짧은 시간 내에 국지적으로 굵은 빗방울을 동반하는 비를 말한다.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는 비는 뇌우라 부른다. 이처럼 비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
그런데 기상청은 올 장마가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게릴라성 폭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양동이 물을 갑자기 얼굴에 쏟아 붓듯 세차게 쏟아지는 장대비가 올 장마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폭우나 집중호우는 간혹 예상치 못한 재해를 일으킨다. 산사태가 그렇다.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도 순식간에 모든 것을 삼켜버릴 수 있다. 축대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하천을 범람시키거나 농작물에 막대한 침수피해를 주기도 한다.
예상을 했으나 오판했을 경우도 얼마든지 재해 상황이 올 수 있다. 섣부른 판단이 모든 걸 망칠 수도 있다는 이솝우화 ‘젊은이와 제비’가 그 같은 교훈을 준다. 제비가 왔다고 마지막 남은 외투를 팔아버려 결국 얼어 죽게 된 젊은이의 이야기는 잘못된 예측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고사가 있다. 평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춘추 시대 진(晉)나라와 초(楚)나라가 중원의 패권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이 와중에 진나라가 먼저 두 나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정(鄭)나라를 쳐서 항복시켰다. 진나라 군주 도공(悼公)은 정나라로부터 받은 항복 예물의 절반을 이번 전쟁에서 공을 세운 충신 위강(魏絳)에게 주며 공로를 치하했다.
이에 위강은 ‘폐하께서는 편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고, 생각에 맞춰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해둔다면 화를 면할 수 있다 (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는 이치를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고 세 차례나 건의하며 사양한 뒤에야 그 하사품을 받았다고 한다.
장마철, 순지르기에 게을렀던 농부의 콩은 무성하게 웃자라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잡풀들 사이에 누워버렸다. 부지런한 농부의 콩은 알맞은 키에 옆으로 가지치기하며 장마를 이겨내고 있다.
이처럼 유비무환의 자세로 올바른 판단을 하면 천재든 인재든 방재할 수가 있다. 수방대책 관계자를 비롯한 전 군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돌발성 폭우로 인한 피해를 막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