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인가, 착오인가. 군민 우롱하는 보은군
4월25일자 ‘대추고을소식’ 1면에는 다소 멋쩍어 보이는 외국손님들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다. 스님 한 분과 뒷짐 진채 활짝 웃는 정상혁 군수, 한 손을 바지주머니에 넣은 채 뭔가 말하고 있는 듯한 선글라스신사, 그 옆에 다소곳하게 두 손을 모으고 서있는 사람 등. 사진설명에는 ‘미국 글렌데일시 프랭크 퀸테로 시장 일행이 환영행사를 마치고 정상혁 군수와 속리산 법주사를 관람하고 있다’고 되어있다.
관련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글렌데일시 프랭크 퀸테로(Frank Quintero)시장 일행이 4월17일 보은군을 방문했다. 그리고 양 도시의 상호교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정 군수는 ‘청소년 해외연수, 농·특산물 판매 등 다방면에서 교류활동을 더욱 넓혀가자’고 말했다.
퀸테로 시장은 ‘교육사업, 보은군 농·특산물 소비 등 글렌데일시가 상호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양 도시는 2012년 8월 2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를 읽는 군민들은 아마도 ‘정 군수가 자매결연 도시인 보은군을 방문한 퀸테로 글렌데일시장을 상대로 농·특산물 판매와 소비, 교육문제 등에 대해 긍정적, 발전적인 방향으로 현실적인 교류활동을 하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이번에 보은군을 방문했다는 퀸테로 시장은 글렌데일시 현 시장이 아니다. 현 시장(Mayor)은 분명 데이브 웨버(Dave Weaver)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표기했다면 ‘무능’이고 알면서 진행했다면 ‘기만’이다. 고의든 착오든 어느 쪽이든 군민을 우롱한 셈이다.
글렌데일(Glendale)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군에 있는 도시이다. 인구는 약 20만 명이다. 그중 외국인이 절반정도며 인구 구성도 아르메니아인, 멕시코인, 아랍인,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인 등 여러 민족이 거주한다.
미국의 기초자치단체는 집행부와 의회로 나뉜 우리나라 자치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집행부와 의회를 합한 ‘위원회’형태로 구성되고 운영된다.
‘글렌데일시 위원회(Glendale City Council)’의 경우 임기 4년의 위원 5명을 주민투표로 선출한다. 위원회는 매년 위원 중 한 명을 시장으로 호선한다.
그래서 이번 방문한 퀸테로는 글렌데일시 전(前)시장이라 해야 옳다. 공개된 그의 이력에도 2003년, 2009년, 2012년 전 시장(Past Mayor) 이었다고 되어있다.
한편 글렌데일시는 2012년 12월 27일 현재 4개국 7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상태다. 일본의 하가시오사카, 히로시마, 멕시코의 틀라케파케, 로사리토, 아르메니아의 가판, 한국의 경남 고성군, 김포시와 맺었다.
보은군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2012년 8월2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는 것 또한 ‘고의’나 ‘착오’로 군민을 이어 우롱한 셈이 됐다.
사실이 이러니 보은군이 표방하는 글렌데일 시와의 특별한 교류혜택이 과연 얼마나 진전될 것인가 생각지 않을 수 없다. 현실과 맞지 않는 지나친 교류에 대한 기대, 부풀려진 희망은 오히려 군민에게 독이 될 수 있다.
‘고의인가, 착오인가. 군민 우롱하는 보은군’ 관련 반론보도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5월 2일 “고의인가, 착오인가. 군민우롱하는 보은군” 제목의 칼럼에서 지난 4월 17일 퀸테로 시장이 보은군을 방문했을 때 현 시장의 자격으로 방문한 것이 아니며, 글렌데일시가 보은군과 자매결연을 체결한 사실도 없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은군청은 글렌데일시 확인 결과, 퀸테로 시장이 보은군을 방문했던 4월 17일에는 글렌데일 시의 현직 시장이었음을 확인했으며 보은군과 글렌데일시가 체결한 우호도시 프로그램은 자매결연과 특별한 차이가 없으므로 군민을 우롱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을 밝혀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