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가(安民歌)를 불러라
2013-04-11 최동철
‘삼월삼질’이라고도 하는 이 날은 음력 3월 초사흗날로 지금은 잊혀져가지만 우리 고유 명절의 하나였다.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고 이날 흰나비를 보면 머잖아 상복을 입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 반면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보면 오랜 소망이 이루어진다고도 했다.
이 날은 답청절(踏靑節)이라고도 하는데, 들판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롭게 돋아난 풀을 밟으며 봄을 즐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각 가정에서는 여러 가지 떡과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진달래꽃을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참기름을 발라, 둥글게 지져 먹으니 ‘화전(花煎)’이라고 했다. 또, 녹두가루를 반죽하여 익혀서 가늘게 썰어 오미자 물에 넣고, 꿀을 타고 잣을 넣어 먹으니 ‘화면(花麵)’이다.
찹쌀과 송기와 쑥을 넣어서 떡을 했는데, 이것을 ‘고리떡(環餠)’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드러운 쑥 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들어 먹으니 이것을 ‘쑥떡’이라고 했다.
한편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쓴 역사서 삼국유사에는 삼짇날과 관련한 한 일화가 실려 있다.
신라 35대 경덕왕이 신하들과 함께 삼짇날 답청을 하다 문득 말했다.
“훌륭한 스님을 한 분 모셔 와라.”
얼마 후 낡은 장삼을 걸치고 앵통(櫻筒=차를 담는 대나무 통)을 멘 승려가 먼발치에서 걸어왔다. 왕은 그를 맞이했다.
“소승은 충담입니다. 해마다 삼월 삼짇날과 종구일이면 미륵불께 차 공양을 합니다. 오늘도 차 공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나를 위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백성이 평안하게 되는 바른길을 한 수 가르쳐 주시오” 충담은 경덕왕의 부탁에 향가를 읊었다. 바로 안민가(安民歌)다.
‘임금은 아비요 신하는 자애로운 어미요 백성은 어린아이라고 말하니 백성이 사랑을 알고 있도다./ 중생을 구제할 수 있기에 이를 배불리 하여 다스리라./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이에 나라 보전할 것을 알리라./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가 대대로 태평하리라.‘
선출직 공직자의 잔여임기가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예서제서 불협화음이 들려온다. 줄서기가 시작돼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뜬소문도 있다. 일찍 가시화 된 레임덕 현상일 수 있다.
또 일부는 출마 채비에 여기저기 눈치코치 보느라 여념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 예열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럴수록 안민가를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임기 말까지는 지도자답게, 공직자답게, 군민답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풀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