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값 폭락… 양돈농가 울상

출하 시 생산단가에도 못 미쳐

2013-02-28     천성남 기자
돼지 도매가격 급락으로 인해 지역 내 양돈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보은읍 소재 한 양돈농가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시작된 적자행진으로 어려움이 속출하고 있으며 출하 시 생산단가인 34만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25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농가당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내에는 2012년 12월말 현재 양돈농가 48가구에 2만4450두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중 보은읍, 장안, 탄부, 수한, 마로면 등지에 가장 많은 9만4000두가, 속리산면 등에는 30두 이하의 소규모 양돈농가가 있다.
보은읍 소재 양돈농가인 A모 씨(58)는 “가격하락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양돈 농가들이 떠안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재작년 구제역 여파로 일시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 탓에 정부가 무분별하게 무관세로 수입물량을 늘이고 여기에 물류비까지 합세한 것은 너무한 처사 아니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지난 24일 대한한돈협회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한돈농가 6000여 곳의 적자 규모를 조사한 결과 모두 6439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를 한 농가당 적자액으로 환산하면 1억 600만 원에 이른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1㎏ 3000원 선을 겨우 웃돌다가 올해 들어서는 28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번 조사는 생산비를 1㎏당 4300원으로 잡고 도매가격과 차액을 계산한 것으로, 도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적자액은 계속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달은 1㎏ 가격이 2857원까지 떨어져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할 때마다 12만 원의 적자를 떠안는 셈이다.
방희진 대한한돈협회 보은지부장은 “양돈농가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정부의 탁상공론적인 행정 탓으로 수입물량을 대폭 늘려 재고물량이 작년 수입량에 달하는 만큼 궁여지책으로 수매를 하고 있는 실정으로 적정체중에 달한 돼지도 도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렇게 가다간 전체 양돈농가가 도산상태로까지 갈수 있으며 정부가 일시적 대책마련으로 내놓은 금리 3%대의 2년간 일시금 상환 조건의 사료구입자금도 각 은행에 담보가 걸린 농가들을 제외하면 크게 도움이 되는 농가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하소연했다.
군관계자는 “현재 양돈농가들에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은 금리 3%대 2년간 일시금 상환의 사료구입자금 밖에는 다른 방안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돼지 사육두수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다가 수입량도 증가해 돼지고기 가격이 빠른 시간 내에 안정세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