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착오인가 고향의 텃세인가

1999-04-24     보은신문
회북면에 사는 최모씨 15년전 고향에 혼자 계시던 어머님이 작고하시자 고향을 지키기 위해 귀향을 결정했다. 고향에 내려와 15년이 넘도록 임야를 개간해 과수원을 조성하고 생산된 과일과 직접 농사를 지은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과수원 앞 도로변에 농산물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최씨에게 고된 농사일보다 더 힘든 일이 하나 생겼다.

지난 97년 회인지역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해애써 조성된 과수원이 자갈 밭이 되었고 어린 과수묘목을 살리기 위해 복구 했지만 복구가 마무리될 무렵 98년 8월 더욱 큰 피해가 재발해 농사를 지을 의욕마저 상실한 채 망연자실해야만 했다. 이제 최씨에게 남은 것은 황폐화된 땅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수해로부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인접한 하천을 항구복구를 기대했으나 본격적인 수해 복구를 진행하면서 마지막 희망마저 상실하고 있다.

하천은 점점 좁아져 기존 설치된 보 시설물마저 농경지로 편입돼 제방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수해이후 자신의 과수원이 침수되고 농경지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보상은 커녕 복구장비 하나 동원되지 않는 경위와 어머님이 살던 고향 옛집에 대한 수해 주택에 대한 누락경위에 대해 회북면과 보은군에 질의하고 있다.

도로와 인접한 과수원이고 누구나 피해 사실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이 외면당하는 현실속에서 최씨는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피해가 계속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농사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때 과연 누구를 위한 공사이며 항구복구에 대한 의심마저 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최씨는 자신이 제출한 민원의 결과와 최씨의 형님이 제출한 진정서에 대한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최씨에게 농사에 대한 희망을 꺾어서는 안될 것이며, 근본적인 대책과 항구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