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하는 거
2012-11-15 김인호 기자
그런데 삼산 지구 중 향교지구에 대한 정비를 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정비 사업에 과다한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혜택도 단 두 집에 불과하고 정비 후 주변 환경이 오히려 가파른 옹벽이나 블럭 설치로 전보다 삭막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마디로 쉽고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많은 돈을 들여 정비하는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떨떠름한 표정들이다. 차라리 많은 예산을 쏟아 부을 바에는 공원구역으로 공원구역답게 사업을 벌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으면서 공사를 위한 공사로 주민들은 간주하기도 한다.
주민의 말마따나 현장을 가보면 이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 공사현장 바로 인근에 보은을 대표하는 향교가 위치해 있고 주변을 공원구역으로 묶어 놓을 정도로 풍광이 있는 지역임에도 이에 대한 고려 없이 많은 돈을 들여 격에 어울리지 않게 숲을 파헤치고 재해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니 못마땅할 법도 하다.
이 마을을 둘러싼 태봉산은 보은군을 대표하는 등산로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데다 정상혁 군수의 공약인 태봉산 공원화 조성 사업지면서도 진입로나 마을 내 도로 여건 등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때문에 이 마을주민들은 일 배분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우기에 대비해 주민이 재해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재해예방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고 칭송받을 일이다. 주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킬 공익사업을 힘들게 성사해놓고도 예산이 아깝다는 원성을 들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욕심일까. 이왕에 하는 사업, 주민의 소리를 사전에 충분히 들어보고 주변 여건도 살펴보면서 상황에 맞게 사업을 추진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어 하는 말이다. 그래야 주민들도 군의 행정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호응을 보낸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