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시공자“울고싶어라”

자재난·인력난·비전문 감독까지 가세, 적기 완공 차질 우려

1999-04-10     송진선
수해복구 공사를 맡은 시공업체가 자재난, 인력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까다로운 감독에까지 시달려 공사진행이 차질, 제때 완공될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업자들에 따르면 석축공사에 소요되는 돌의 경우 인근 옥천지역에서 수급받기로 설계가 되어 있으나, 이 업체의 부도로 인해 아예 돌이 생산되지 않아 석축 공사용 돌을 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경남 거창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돌을 수급받고 있으나 보은까지 멀게는 160㎞이상 떨어져 있어 운반비가 엄청나게 소요되는 것은 물론 하루에 한 차분 씩만 공급받기도 힘들고 그것도 선금을 줘야만 돌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석공 기술자들이 모자라고 석공을 구했다 하더라도 근무조건이 맞지 않으면 일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는 바람에 석공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 고용, 인건비까지 크게 상승되었다.

1개 공구마다 4, 5명씩 석공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작업장의 여건이 석공들의 맘에 들지 않으면 작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지역에 있는 석공들을 겨우 설득해 다시 데리고 오는 등 시공업자들은 이와같은 어려움을 감수하고 있다. 또 레미콘의 경우도 보은군뿐만 아니라 청주, 영동 등지에서 공급을 받고 있지만, 생산량에 비해 워낙 수요량이 많아 제때 레미콘을 공급받지 못해 공사가 2, 3일씩 지연되는 등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영농 준비를 위해 농민들은 농지에 쌓여있는 자재를 치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농경지를 통해 자재나 장비가 공사장에 투입되는 현장인데도 불구하고 농경지 복구공사를 한 업체들은 마무리를 위해 물지균작업(물나라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시공업체들이 인력난, 자재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행정직 공무원이나 의회 의원 그리고 주민들이 수해복구 공사를 감독하면서 융통성 없이 감독을 하는 바람에 공사진행에 더욱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결빙이 안된 상태에서 레미콘 타설을 한 경우 모두 뜯어내라고 해 다시 공사를 했는가 하면 겨우 거창 등지에서 돌을 구해왔는데 규격 돌이 아니라며 부실 판정을 내리는 등 업체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모든 공사를 영농기 이전에 끝낼 계획으로 군에서도 공사를 독려하고 있고, 시공업체에서도 공사를 서두르고 있지만 모내기 전, 우기 전에 공사를 끝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시공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업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행정기관에서 반영해 공사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