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센터 내 헬스장 ‘포화’

123㎡에 회원 및 선수 사용…탁구장 털어 확장 계획
탁구회원 “장소 대체 없이는 자리 비워주지 않을 것”

2012-05-10     김인호 기자
보은군이 보은국민체육센터 내 헬스장 확장을 추진하는 안을 계획하고 있다. 민간업자가 운영하는 헬스장이 줄줄이 문을 닫아 이용하는 회원이 늘어난 데다 보은군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팀들도 이 헬스장을 사용하면서 포화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헬스장 확장으로 장소를 비어야 할 입장인 탁구회원들의 반발이 예상돼 헬스장 확장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보은군 시설관리사업소는 “회원들과 전지훈련팀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용자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이번(6월) 추경예산안 편성에 헬스장 확장 관련 예산을 신청했다”며 “(예산이 편성되는 것을 전제로) 헬스장과 붙은 탁구교실의 벽을 헐어 확장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탁구장과 헬스장 공간을 합치는 대신 시설관리사업소 사무실 2층에 50평 규모의 시설물을 들여 탁구회원들을 이곳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이 경우 ‘보은군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개정 조례안'에 따라 사용료 지불이 예상되면서 그동안 무료로 시설물을 사용해오고 있는 탁구회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탁구장 벽을 털어 헬스장을 확장하면 헬스장은 107㎡ 면적이 늘어난 230㎡(69평)가 된다. 군에 따르면 헬스장의 정기회원은 150여명. 하루 평균 70~80여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헬스장 기구는 32종 90개. 1인당 한 달 사용료는 3만5000원. 여기에 전지훈련 팀이 헬스장을 찾을 경우 가뜩이나 비좁은(123㎡, 37평) 헬스장의 공간이 더 좁아져 회원과 전훈 선수 양측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전훈 유치 및 회원 서비스 제공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흥국생명 여자배구단(18명)이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을 때 선수들에게 트레이닝 장으로 이용된 헬스장은 초만원이 됐다. 헬스장 관계자는 “헬스장이 좁은데다 사람이 많다보니 선수단은 선수단대로, 돈을 내고 헬스장을 찾는 회원들도 헬스장 이용에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며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탁구장 벽을 허물어 헬스장을 넓힌다는 말이 돌자 탁구장 이용객들 사이에는 “낮에는 조용하고 밤에만 붐비는 헬스장을 옮기는 게 맞는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이곳을 사용하는 ‘나가자 탁구클럽’ 회장은 장소 이전에 대해 “탁구하기 어려운 콘크리트 바닥이거나 현재보다 더 넓은 공간이 아니면 이곳에서 절대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힘들게 회원들을 모집했고 이제 클럽을 운영할 만한 상태에서 운동할 장소의 대체도 없이 자리를 비껴달라고 한다면 40명이 넘는 ‘나가자 탁구회’와 탁구를 사랑하는 200여명의 보은군 탁구 동호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은군은 2006년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면서 체육복지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배드민턴과 탁구, 에어로빅 등의 종목에 시설물 무료사용을 권장했지만 배드민턴과 에어로빅은 각각 보은체육관과 문화원으로 장소를 옮겼다. 국민체육센터 내 에어로빅장의 뒤를 이어 탁구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 시설물을 이용하고 있다.
시설관리사업소 측은 “초창기와는 달리 이젠 시설 이용료 유도는 필요한 시점이다. 생활체육교실이었을 때 무료로 이용하는 개념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고 그래야 유료로 운영하는 수영장과 헬스 회원들과의 형평성에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례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는 암시로 풀이된다.
그러나 탁구회는 “주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게 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선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맞서 헬스장 확장을 둘러싸고 탁구장 장소 이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