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스포츠 육성해야 마케팅도 탄력

축구동호인, 축구부만큼은 부활…스포츠마케팅의 일부

2012-05-10     김인호 기자
보은군이 스포츠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비약적 성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설인프라 못지않게 인적자원을 양성하지 않으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은군은 지난해 전지훈련 398팀, 전국 단위 17개 대회를 유치했다. 선수와 임원 등 1만9290명이 보은군을 다녀갔다. 대회일수로는 290일, 연인원으로는 8만8660명이다. 군은 대회 유치에 모두 7억3000만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성인 1명이 하루 숙박에 7만8000원을 쓰고 간다는 점을 접목시키면 약 70억 원의 경제효과를 냈다는 군의 분석이다.
올해도 기세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군은 전지훈련으로 400팀 5000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전국대회도 20여개 대회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수와 임원 등 2만 명이 보은군을 다녀갈 것으로 예측한다.
이미 2월 실내양궁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3월 여자축구리그 개막을 시작으로 여자축구 경기가 매주 월요일 진행 중이다. 4월에는 2012 보은장사씨름대회가 열렸다. 이어 5월 연합회장기전국풋살대회, 7월 전국우슈쿵푸선수권대회, 8월 추계 전국 중고육상경기대회 등 전국대회 10개 대회 유치를 확정지었다.
두해 전까지만 해도 변변한 전국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던 보은군이 그야말로 중부권을 대표하는 스포츠 도시로 괄목성장 중에 있다.
보은군이 전지훈련 및 각종 대회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은 여름철 서늘한 기후인데다 국립공원 속리산이 있고 전국 한 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이점, 스포츠 시설의 집적성 등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군의 유치 전략도 한몫했다.
중부권을 대표하는 스포츠 메카 도시를 꿈꾸는 보은군은 내년부터 공설운동장 주변에 대형 스포츠 파크도 조성한다. 2014년 준공을 목표로 이평리, 성주리, 월송리 일대 25만㎡ 면적에 축구전용구장 2면 야구장 1면, 육상보조경기장과 부대시설을 지어 더 많은 스포츠 동호인들을 끌어들인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보은군은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의 가장 기본 종목인 육상과 인기종목인 축구에서 학원스포츠 조차 기반이 전혀 없다. 때문에 학원스포츠를 육성하지 못하면 보은군이 추구하는 스포츠 마케팅 전략도 제약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보은군보다 앞서 스포츠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남해군, 강진군, 태백시, 경주시 등등의 경우 시설인프라 못지않게 학원스포츠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학원스포츠가 병행되지 않으면 각종 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도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면서 인적자원의 육성을 실감하고 키우는 것이다.
보은군으로 오는 전지훈련 중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축구나 육상의 경우 선수등록이 되어 있어야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지만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육상 꿈나무 선수단을 이끌고 매년 속리산을 방문했던 대한육상연맹 이현기 임원도 작년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지자체마다 대회유치에 적극적이지만 육상저변이 미약한 상태에서 대회유치 신청은 지자체장 치적이나 업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선수육성이 따라줘야 한다. 대회유치에는 엘리트 체육의 활성화와 선수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점을 감안 지난해 보은군은 축구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은중과 속리산중, 동광초 등을 대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축구부 부활을 시도했었지만 군의회 예산삭감과 학교 측의 난색으로 무산됐다.
지역경제 동력으로 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정상혁 군수는 “동광초와 보은중이 도교육청 축구육성 학교로 지정돼 있다. 축구에 소질 있는 학생을 발굴해 대선수로 키우는 것은 지역 인재육성 측면에서 큰 교육사업 중 하나다. 축구팀을 창단하면 수업은 수업대로 받고 방과 후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 동아리 형태로 축구부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전폭 지원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속리산중의 경우 인적자원과 숙소 부족 등을 이유로, 보은중과 동광초도 학부모 반대나 미숙한 환경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함에 따라 보은군도 추진을 접었다. 축구동호인들은 그럼에도 축구부 부활을 바라고 있다. 축구부가 창단되면 축구가 활성화되고 지역에 생기가 돌 뿐 아니라 대회나 전지훈련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또 이미지가 올라가고 학생들의 시각도 넓힐 수 있다는 점들을 들어 군과 의회 학교와 교육청이 축구부 부활에 다시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하고 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