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원 유치 아직은 변수(?)

정상혁 군수 “군 입장 수용여부에 따라 협약 체결”
교육원 건립 및 보은군 공원묘지 조성 요구할 듯

2012-05-03     김인호 기자

중부권 호국원 부지 보은군 선정에 대해 말을 아껴온 보은군이 보훈처 발표 10일 만인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호국원 유치 경위와 향후 계획 등 군의 기본입장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정상혁 군수는 “국가보훈처가 중부권 호국원 후보지로 보은군을 선정하고 발표하였지만 호국원 조성을 위한 협약체결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다”며 “두 기관이 구체적 의견을 내놓고 진지한 협의를 통해 의견을 조정한 후 합의가 이뤄지면 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이 이뤄지지 못하면 호국원 조성은 진행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정 군수는 “현재 보은군의 입장은 이미 4월 25일 구인리 이장 등 10여명이 군수실에 왔을 때 설명한 바와 같이 앞으로 시간을 갖고 토지가 편입되는 지주, 군의회, 보훈단체, 언론계 의견 등을 충분히 청취, 종합해 국가보훈처에 전달할 예정이고 이의 수용여부에 따라 협약체결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군이 협약체결 시 국가보훈처에 제시할 내용도 사전에 공개했다.
군은 △중부권 호국원 부지 내 보은군 공원묘지 9만9000㎡(3만평) 조성 △호국원 교육원 내 지역 농산물 설치 △호국원 편입 토지주에게 운영권 무상제공 △폐농보상 2년 △상용 또는 일시 인력 편입지주 우선 채용 △편입지주 조화판매 등 수익사업 및 숙원사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보은군 조성 공원묘지는 토지대금은 보은군이 부담하는 대신 조성비용은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며 1년 이상 군내 거주자로, 사망할 경우 외지에서 화장한 유골함을 매장하는 안이라는 설명이다.
정 군수는 또 “호국원 부지에 화장장 건립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훈처와 보은군 두 기관이 호국원 유치까지 논의한 그동안의 사항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정 군수는 △호국 교육원 건립 △외부에서 화장 후 안장 △호국원 후보지에 산재한 각 문중의 산소는 가급적 한 장소에 이장 또 기왕 밀집 조성된 묘지는 호국원 부지에서 제척 △전담 공무원 3명 지원 등의 내용이 오갔다고 소개했다. 정 군수는 그러면서 “국가보훈처가 중부권 호국원을 보은으로 결정했으나 보은군과 협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두 기관의 의견을 조율한 후 협약체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현 시점은 협약이전에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시기로 성급한 예단보다는 진정어린 의견 제시”를 당부했다.

▲ 유치 경위
보은군이 호국원 유치에 나선 것은 2010년 7월 서울에 사는 출향 인사가 대전의 국립현충원이 2012년 말이면 만장이 된다.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이에 대비해 경기 이천, 경북 영천, 전북 임실, 경남 산청 등에 그 지역 6.25참전용사와 무공수훈자 등 애국지사들이 세상을 떠나면 이 호국영령들을 모실 호국원을 조성해 왔다. 그 후 정확한 정보를 알고자 정부기관에 알아본 결과 앞의 제보는 모두 사실이었고 보훈처는 2011년 중에 중부권 호국원 후보지를 선정하고 예산을 확보해 2012년 설계를 마치고 2013년부터 조성공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건교부에서 촬영한 항공사진을 가지고 잠정 검토해보니 예산, 천안, 보은 4개 시군이 좋은 위치로 나와 있다며 보은군이 유치하려면 서둘러 신청하라는 말을 듣게 됐다. 곧바로 보은군은 회인면 애곡리와 갈티리 뒷산을 호국원 후보지로 신청했다. 그러나 현지 실사를 나온 보훈처 관계자들은 접근성은 좋으나 경사가 너무 심해 부적합하다고 판정했다.
다시 적당한 후보지를 선정해 추천하라고 해 3곳을 추천했더니 3곳 후보지를 돌아본 보훈처 관계자는 장안면 구인리가 적당하다고 했다. 보은군이 3곳의 후보지를 추천하는 시기에 괴산군에서 중부권 호국원 조성정보를 입수, 보훈처에 후보지 신청을 했다. 그 후 괴산군은 전방위 유치활동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신문에도 보도되었다. 그러나 보은군은 보훈처를 신뢰하고 유력인사 동원이나 언론을 통한 유치홍보도 하지 않았다.
괴산군이 범군민적으로 유치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보은군도 군의회와 보훈단체, 사회단체 등의 협조를 받는 등 경쟁에 나섰으나 인맥의 한계로 유치활동에 열세일 수밖에 없었지만 정부기관인 국가보훈처장과 간부들을 만나보고 이들이 청탁이나 로비에 의해 후보지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특히 보은대추축제 기간 중에 전국 최초로 노병의 날 행사를 한 사진첩을 전해 받고 놀라움을 표하는 국가보훈처장에게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군은 밝혔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