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1일, 국민의 힘 보여주는 날’

2012-04-05     최동철칼럼
지난 4월1일 일요일 오후, 보은예술회관에서는 이번 국회의원선거 출마후보들의 보은발전공약과 관련한 처음이자 마지막 합동토론회가 있었다.

마침 이날이 만우절이어서 그랬는지 믿을 수 있는 공약(公約)보다는 헛된 공약(空約)이 남발됐다. 어느 무소속 출마후보는 정치인이 갖춰야할 기본덕목이라는 뻔뻔함(?)이 지나쳐 후안무치(厚顔無恥)하기까지 했다. 마치 동문서답으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오정 시리즈’를 눈앞에서 보는 듯 했다. 기대치에 못 미쳐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그를 포함한 몇 후보는 또한 ‘지역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기위해 꼭 당선되어야지’ 하는 절박함도 묻어나지 않았다. 심심풀이 들놀이 하듯 경험삼아 나왔거나 경력관리 차원에서 출마한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 때문에 촌무지렁이 유권자를 농락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괜스레 불쾌해졌다.

다행스럽게도 다수가 소수보다는 나았다. 물론 다수 역시 제시한 공약이나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법이 실천 가능성이 검증됐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이들에게서도 ‘모 아니면 도’식의 무책임한 답변이 다수 검출됐다. 이를테면 ‘밥 없으면 스테이크나 빵 먹으면 되고’, ‘열악한 재정자립도는 높이면 올라가고’, ‘일자리 또한 더 만들면 해결된다’는 주먹구구식 셈법이 적용됐다. 생각나는 대로 식의 ‘앞산 봉우리 뜬구름 잡는 공약’인 것이다.

제시된 대부분의 공약 중 대다수는 ‘무슨 수로..’가 빠져있다. 이 역시 ‘금 나와라 뚝딱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뚝딱하면 은이 나온다’는 도깨비방망이로 해결하면 된다는 심산인 것이다. ‘금배지’가 곧 ‘도깨비 방망이’라는 망상을 가지고 하는 공약일 수도 있겠다. 실례로 어느 후보는 입만 열면 ‘입법을 하거나 관련 부처와 상의하여 문제를 해결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사실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은 지방의회 의원과는 달리 특별한 힘이 생긴다. 국가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책임을 지는 헌법기관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스스로도 헌법에 의하여 권한과 의무의 내용이 분명히 정해진 하나의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도 갖게 된다. 특히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국회는 국가권력의 최고기관이 된다.

따라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헌법상 자유위임적 대의(代議)의무·불체포특권·면책특권·청렴의무·지위남용금지의무·겸직금지의무·법률안 제출권 등 권한과 의무를 갖게 된다. 국회의원에게는 국유의 철도·선박과 항공기에 무료로 승용 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지며 모든 국가 의전에서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하지만 아무리 이렇다 해도 막연한 공약해결을 위해 금배지를 도깨비방망이처럼 활용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허울뿐인 공약만을 믿고 선뜻 표심을 결정할 수가 없는 이유다. 망설여진다. 그렇다면 평소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조언자(멘토)나 존경하는 이들이 지향하는 쪽을 따라간다면 어떨까. 아마도 옳고 바른 선택이지 않겠는가. 4월11일, 꼭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